나는 세상 어디에도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누구도 나를 방해하거나 속박하지 않는다.그럼에도 나는 원하고 바라는 것의 절반도 시도하지 않는다. 무기력을 학습한 서커스단의 코끼리처럼. 서커스단에 어린 코끼리가 들어오면 도망가지 못하게 쇠사슬을 묶는다. 도망치려 발버둥 치지만 도망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단념하게 된다. 어른이 된 코끼리는 어릴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힘이 생겨 쇠사슬을 끊고 당장이라도 도망갈 수 있지만 도망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에 도망가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이미 무기력이 학습된 것이다. 살아오면서 나도 모르게 체화된 무기력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다. 어차피 안될 거라며 그간의 좌절과 실패의 경험이 무언가를 시도하기도 전에 체념하게 만든다.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고 주저앉히는 건 내 안의 수많은 생각과 녹록지 않았던 그간의 경험이다.
세상 어디든 날아갈 수 있는데 한 곳에 머무는 새처럼 스스로를 한계 지어 가두고 한 곳에만 머물게 만든다. 스스로가 자신의 세계를 축소시키고 제한한다. 날개를 펴지 못하게 하는 건 세상이 아니다. 지레 겁먹고 부정적 생각에 압도당해 시도조차 하지 않는 나 자신이다. 물론 도전했다고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두려워서 도전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패배자이다. 적어도 도전하고 있다면 실패자는 아니다. 실패했다고 해도 그것을 통해 배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세상 어디로든 갈 수 있으면서 왜 항상 같은 곳에 머물러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