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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나무 Oct 10. 2023

세상을 정복하더라도

<세상을 정복하더라도>는 고대 산스크리트의 한 시인이 남긴 시라고 한다.


내가 세상을 다 정복하더라도

나를 위한 도시는 오직 하나뿐

그 도시에 나를 위한

한 채의 집이 있다.

그리고 그 집 안에 나를 위한 방 하나 있다.

그 방에 침대가 있고

그곳에 한 여인이 잠들어 있다.

내가 있을 곳은 오직 그곳뿐.




세상을 정복해 온통 내 세상이 된다고 해도 내가 머물 안식처는 내 방, 내 집 밖에 없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물론 온천지가 내 세상이라면 여기저기에 여러 채의 집을 지을 수는 있다. 철 따라 옷을 갈아입듯 오늘은 여기에서, 내일은 저기에서 살 수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여러 집에 머물 수는 없다. 내 마음이 온전한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곳도 여러 곳일 리 만무하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하루에 수십 끼를 먹지 못하는 것처럼 아무리 집이 많아도 내가 머물 수 있는 집은 한 번에 한 집 밖에는 없다.




지나치게 애쓰며 외형의 확장에만 신경 쓰며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패배자의 넋두리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살아보니 다 부질없는 짓처럼 여겨진다. 지나치게 애쓰며 분주하게 사느라 인생의 기쁨도, 소소한 재미도 느끼지 못하며 사는 삶이 행복할 리 있겠는가. 삶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정복하는 것도, 무언가를 성취해 내는 과정도 아니다. 남들보다 많이 가졌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다. 소유로 인한 즐거움이나 기쁨은 얼마 못 가 사라진다. 소유하면 할수록 관리하기 위해 쓸데없이 분주해지기만 할 뿐이다. 진정한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느끼는 온전한 하루하루를 살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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