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꽃이라 부른 건 어쩌면 누군가의 상처였을지 모른다. 수많은 인고의 밤을 견디고 수많은 고통과 아픔을 이겨내고 피워낸 결실, 그걸 꽃이라 불렀으리라. 아무리 작은 성취라도, 바람 불면 휙 날아가버릴 짧디 짧은 사랑도 거저 주어지진 않는다. 수천 번 흔들리고 수백 번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야 만날 수 있다. 꽃은 거저 피지 않는다. 비록 찰나의 순간 피었다 시들지라도 그 한 번을 피기 위해 수많은 불면의 밤을 보내야 한다.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는 것처럼 잠시 잠깐 빛나다 사라지는 꽃이기에 더 아름답게 느껴지리라. 피와 땀, 눈물로 얼룩진 상처, 그 상처가 꽃으로 피어났기에 그토록 아름다운 것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