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보호하기 위해 양말을 신고 신발을 신지만 맨발만큼 편한 것이 또 있으랴.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는 신발이 어떨 땐 족쇄가 되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좀 더 단정하고 좋은 모습으로 보이려고 머리 손질도 하고 화장도 하고 옷을 신경 써 골라 입고 구두도 신고 사람들을 만나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 나 아닌 내가, 적당히 꾸미고 감춘 내가, 나처럼 적당히 감추고 꾸민 사람들과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를 맺는다. 민낯을 드러낼 수도 없고 맨발로 만날 수도 없는 사람들과 적당히 뒤섞여 진실은 반쯤 감춘 채 애매한 관계를 맺지만 마음 한구석엔 왠지 모를 찜찜함이 남는다. 마음을 짓누르는 갑갑함이 느껴진다. 모든 걸 훌훌 벗어던지고 싶다. 민낯이 되고 맨발이 되어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해 주는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 나를 옥죄는 그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다.
집에 돌아와 맨발이 되었을 때, 민낯이 되었을 때 비로소 후련함과 해방감이 밀려온다. 속박과 얽매임에서 벗어나 한없이 편안하고 자유로워지는 순간이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신발, 맨발을 신을 때 비로소 나는 한 사람의 자연인, 자유인이 된다. 하루종일 나를 옭아맨 눈에 보이지 않는 쇠사슬에서 해방되어 민낯과 맨발이라는 자유를 입는다. 그제야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거칠 것 없는 자유인이 된다.
<덧글>
저는 자유를 사랑합니다. 창작의 자유, 발표의 자유, 정해진 요일에 매주 발표해야 한다는 약속에 짓눌리다 보니 하나의 족쇄가 되어 즐거워야 할 글쓰기가 스트레스받는 일이 되었습니다. 완성도는 떨어질지 모르지만 일주일에 3-4번 발행하던 글쓰기가 더 위축되고 양적으로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돈 벌려고 브런치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제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기에 초심을 잃지 않기로 했습니다. 글은 자유롭게 쓰고 싶을 때 쓰고, 발표하고 싶을 때 발행하고 싶습니다. 구독자님 대부분이 작가님들이다 보니 누구보다 제 말의 의미를 잘 헤아려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연재하던 브런치북을 삭제했지만 글쓰기를 중단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그럼 주말 잘 보내시고 글을 통해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