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의 <자신의 등뼈 외에는> 전문은 다음과 같다.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
단순한 삶을 이루려면
더러는 홀로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사람은 홀로 있을 때
단순해지고 순수해진다.
이때 명상의 문이 열린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 일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홀로 사는 사람들은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려고 한다.
홀로 있다는 것은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순수하며 자유롭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서 당당하게 있음이다.
인간은 누구나 어디에도 기대서는 안 된다.
오로지 자신의 등뼈에 의지해야 한다.
자기 자신에, 진리에 의지해야 한다.
자신의 등뼈 외에는 어느 것에도 기대지 않는
중심 잡힌 마음이야말로
본래의 자기이다.
극내향형인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무엇보다 편하고 좋다. 혼자 있을 때 비로소 방전된 에너지가 차올라 충전됨을 느낀다. 가장 싫은 게 여러 모임에 번잡하게 섞여 드는 일이다. 한창 일할 때는 싫어도 참석해야 하는 모임이 꽤 있었다. 그런 모임에 억지로 참석하고 돌아오면 피로감과 함께 짜증마저 몰려왔다. 참석하기 싫은 모임에도 돌아올 불이익을 생각해 억지로 참석했고 좋은 것 마냥 웃었다. 그런 모임에 참석하고 돌아오면 공허감과 허탈함, 자기 혐오감이 들불처럼 번졌다. 왜 당당하게 싫다고 말하지 못한 걸까? 은근한 사회적 압력에 굴복해 영혼 없는 웃음을 지었던 내가 몹시도 싫었다. 싫은 건 싫은 거다. 은둔자니 신비주의자니 하는 비아냥에 굴복해 만나기도 싫은 사람들을 억지로 만날 필요는 없다.
나는 나답게 살아야 한다. 사회에서 기대하고 정해준 모습에 나를 욱여넣어 맞출 필요는 없다. 타인이 원하는 삶을 내가 대신 살 필요는 없다. 과연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있는가? 부모님이 원하던 삶을 대신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사회에서 부추기는 성공한 삶의 모습 대로 살아가려는 건 아닌가? 과연 그렇게 사는 게 행복한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타인의 꿈을 좇아 살면 안 된다. 타인이 원하는 삶을 대신 살아선 안 된다. 자신의 등뼈 외에는 기댈 곳도 의지할 곳도 없다. 오롯이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의지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나답게 살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