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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병옥 Nov 17. 2022

스스로를 왕처럼 대접하는 음식

돼지고기 맥적

     

아들아~

때로는 일이 안 풀리고 자신이 초라해질 때가 있지. 다른 사람들은 다 쉽게 잘 나가는 것 같은데 자신만 제자리에 있는 것 같아서 답답한 마음일 때 한 번 심호흡을 해보렴.

요즘 같은 자본주의 시대에는 특히 주변에 돈을 빨리 번 친구들이 눈에 들어올 거야.

부모가 부자인 사람들과, 감각이 좋아서 돈이 되는 쪽으로 빨리 뛰어든 사람들은 젊은 시절부터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으니 부러운 점도 있지. 그러나 돈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에는 한계가 있단다. 호화로운 집의 금으로 만든 침대에서 죽는다고 행복하지는 않을 거다.

책과 영화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인생에서는 자기가 왕이란다. 동화의 주인공은 대부분 역경을 이기고 나중에 왕이 되는데 그건 자신이 마음의 세계에서 주인이 된다는 메타포야. 그러니 너희도 자신이 원하는 왕국을 제대로 세우고 그곳의 진정한 왕이 되는 인생을 살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왕의 음식을 만들어 스스로를 대접해볼까?

맥적은 된장이 베이스인 양념으로 돼지고기를 양념해서 숯불에 구워 먹는 요리인데 고려 때부터 먹었다고 하고 왕의 밥상에 올랐던 음식이라고 하네.

요즘은 매운 음식을 많이 먹지만 고추장은 역사적으로 먹은 지가 얼마 안 되었고 우리의 전통 장은 된장과 간장이어서 오래전 음식은 이 두 가지로 양념을 했었단다. 얇게 썬 고기를 고추장 양념에 볶아먹는 돼지불고기를 많이 먹지만,  그런 대중적인 음식말고 이번에는 한번 고풍스러운  고급 요리를 만들어 보자.

과거에는 고기를 숯불에 구워서 숯향이 배었을 텐데 아파트에서 요리할 때는 팬을 써야 해서 유감스럽게도 은 좀 떨어질 것 같네.

맥적은 기름이 적절하게 섞인 목살 부위가 적합하더라. 과다한 지방 쪽은 제거하고 너무 두껍다면 칼집도 넣어야 잘 익고 양념도 잘 밴단다. 또 두께가 있어서 센 불로 하면 겉만 타고 속은 안 익게 되니까 중불 이하에서 천천히 익혀야 해. 그리고 오래 굽는 요리는 양념 건더기가 많으면 타니 배나 양파를 갈아서 그냥 쓰면 안 되고 건더기를 체로 걸러내고 즙만 써야 해. 왕의 요리라 좀 손이 많이 가지? 그래서 아무나 왕의 요리를 먹지 못하는 거야. 하하

     



<2인분>

-돼지고기 목살 600g을 준비해서 과다한 지방은 제거하고 두꺼우면 칼집을 좀 넣어라.

-*양념장*

재래 된장 2큰술, 참치액 1큰술(없으면 진간장으로 대체), 마늘 1큰술, 생강술 1큰술(없으면 미림 1큰술과 생강가루 한 꼬집으로 대체), 배 1/4쪽 양파 반개를 갈아서 체에 거른 즙, 매실액 1큰술(없으면 설탕 1큰술), 참기름 2큰술, 깨소금 1큰술을 넣고 잘 섞어라.

-고기에 양념장을 넣고 1시간 이상 재워.(전날 만들어 놓아도 돼)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념국물은 빼고 고기만 건져 중불 이하로 타지 않게 천천히 구워라.

-한입 크기로 잘라서 단면이 익었나 확인하고 간도 본 후 싱거우면 남은 양념 국물을 조금 더 넣고 완전히 익을 때까지 구워.

-파채와 양파채를 물에 담가서 매운맛을 뺀 후 물기를 제거하고 액젓 약간(취향에 따라 간장이나 소금 약간), 고춧가루 조금,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무쳐라.(집에 있는 다른 채소를 이용해서 배추 겉절이를 해도 좋고, 달래 무침도 좋고, 양파만 무쳐도 좋다.)

-접시에 맥적과 향신채 무침을 같이 놓고 곁들여서 왕처럼 먹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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