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병옥 Mar 25. 2024

집밥은 담백하고 푸짐하다

돼지 목살 김치찜

    

돼지 목살 김치찜

아들아~

잘 먹고 지내니? 요즘은 먹을 것이 귀한 시대는 아니니까 못 먹을까 봐 걱정은 안 하지만 고향과 떨어져서 지내면 마음이 허기져서 배가 고픈 경우가 많단다. 옆에서 많이 먹으라고 성화하는 엄마가 없어서 편할 줄 알았겠지만, 성인이 되어서 사회에 나가면 엄마 이외에 누구도 너희들에게 더 먹으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서 섭섭하기도 하지?하하.

너희 어릴 때 캐나다 시절 알고 지내던 한 친구가 부모와 떨어져 홈스테이를 할 때, 식탐이 많아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 하숙집 아주머니를 곤란하게 했었지. 알고 보니 자신을 사랑해 주던 엄마와 떨어져서 힘드니까 허전한 마음을 먹는 걸로 해결한 것이었어. 많이 먹어도 허기지는 역설이 생기는 거지. 나중에 엄마가 들어오니까 표정도 밝아지고 먹는 욕심도 없어지더라.

그만큼 집밥은 가족과 함께 사랑을 나누며 먹으니 비싼 음식이 아니어도 맛있고, 위장이 아니라 마음에 포만감을 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해.


외식을 해보면 알겠지만 요즘 사먹는 음식 값이 아주 비싸지. 주부는 요리가 힘들고 너무 자주 해야 하니 지겹기도 하지만, 막상 나가서 먹어보면 양이 적고 부재료만 많고 주재료(일명 왕건이)가 부족해서 그 돈으로 집에서 해 먹으면 몇 배 푸짐한 양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돈이 아깝단다. 게다가 식당 요리는 처음에는 자극적인 맛에 감탄하다가 금방 질려서 먹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결국 좋은 재료를 듬뿍 사다가 집에서 담백하게 요리하게 되는데, 가족들이 좋아하면서 실컷 먹는 것을 보면 힘든 것도 잊어버리게 된단다.

     

오늘은 한국 사람이면 대부분 좋아하는 돼지고기 김치찜을 만들었다. 나가서 사 먹어보니 고기가 너무 조금 들었더라. 고기 부위도 비계만 있거나 퍽퍽한 쪽이거나 해서 적당한 부드러움이 없더라. 그래서 적당히 지방을 포함한 질 좋은 돼지고기 목살 부분을 충분히 사다가 김치도 듬뿍 넣고 찜요리를 했어.

너희도 구할 수만 있다면 덩어리 고기를 사서 해라. 큼지막하게 토막 내서 하는 게 먹음직스럽게 보인단다. 고기를 찢어서 김치에 싸 먹는 재미도 있지. 물론 슬라이스 한 목살만 판다면 그걸로 만들어도 괜찮아. 대신에 요리 시간을 좀 짧게 잡아야 하지. 친구들 초대해서 넉넉히 만들어서 대접하면 좋아할거다.

요리하는 용기찜이니까 기본적으로 바닥이 두꺼운 솥이나 냄비를 쓰면 되지만, 제일 쉬운 건 전기밥솥을 사용하는 거란다.(대용량일때는 인스턴트 팟을 써도 좋아.) 전기밥솥은 압력기능이 있어서 짧은 시간에 요리가 되고, 냄새도 덜 나고, 요리하는 동안 신경 안 쓰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돼지 목살 김치찜> 4인분

-덩어리 돼지 목살 1 kg을 4cm 정도의 큐빅으로 토막 낸다.

-끓는 물에 넣고 5분 정도 데쳐낸다.(물에 소주나 대파 같은 향신채를 넣으면 좋아)

-찬물에 헹군 고기를 간장 5큰술, 간 양파 반 개, 다진 마늘 1큰술, 미림 2큰술, 설탕 2큰술, 참기름 2큰술, 멸치 육수(없으면 물) 1컵을 넣고 양념하여 전기밥솥에 넣고 찜기능으로 30분 가열한다.(양념할 시간이 없다면 시판 갈비양념을 반컵 넣는다.)

-30분 후 뚜껑을 열고 김치 1/4 포기를 반으로 잘라서(통째로 넣어도 좋아) 넣고 다시 20분 더 가열한다.

-큰 접시에 고기와 김치를 담고 개인 접시에 덜어서 먹는다.

-고기를 국물에 적셔가며 고, 긴 김치에 두툼한 고기를 싸서 먹으면  아주 맛있단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날밤 만들어 놓는 건강한 아침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