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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병옥 Sep 15. 2024

명절 잡채

자기만의 레시피 만들기

    

아들아~ 어김없이 명절이 돌아왔네.

갈비 레시피는 이미 올렸으니 이번 명절에는 잡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 한다.

수십 년 만들어 먹은 잡채지만 집집마다 들어가는 재료와 요리법이 다양한 음식 중의 하나이고, 너희가 해 먹으려면 너무 복잡하지는 않아야 할 것 같아서 인터넷으로 레시피 검색을 해보았단다.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모두가 자신만의 방법은 당면이 불지 않게 하는 비결이라고 하더라. 그렇다면 역으로 어떻게 하더라도 안 붇는다면 비법은 없다는 말인가? 하하.

엄마는 과거 외할머니가 하던 방법으로 해 먹다가 최근에는 불지 않게 만드는 유명 반찬가게 레시피라고 티브이에서 소개한 방법을 썼다가 몇 번이나 망친 경험이 있단다. 물엿과 간장을 엄청 많이 넣고 졸이라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떡이 지면서 맛도 너무 자극적이어서 못 먹고 버렸단다. 그냥 소박하게 잘 만들어 먹던 잡채가 산으로 간 경우지. 레시피가 넘치는 세상이 편하기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유튜브 섬네일도 하나 같이 며칠이 지나도 불지 않는 잡채 또는 몇 분밖에 안걸리는 잡채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있지만, 방법도 양념도 다 다르니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잡채라는 음식이, 해서 그날 먹어야 맛있는데 구태여 며칠씩 놔둘 필요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전통적인 방법은 채 썬 채소를 한 종류씩 따로 볶고, 당면도 삶아 건져서 헹구고 모두 합해서 양념해서 무치는,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지. 물론 금방 먹어야 했었고 다음날 먹을 때는 다시 볶아서 먹었었어. 번거로운 것을 피하고 혼자서 한 끼 요리로 하려면 원 팬 요리를 해도 되는데, 채소를 모두 함께 볶고 거기에 불린 당면을 넣고 양념을 해서 조리듯이 볶아서 뜨거울 때 먹으면 된다.

그러나 명절 음식이나 초대 음식은 미리 해놓아야 하고, 모양도 중요하니까 약간의 번거로움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논란은 잡채를 비롯한 명절 음식이 고칼로리라고 비판하는 것이야. 명절만 되면 꼭 나오는 기삿거리지. 잡채 1인분이 밥 한 공기의 열량이라고 하더라. 정 그렇다면 파스타처럼 잡채만 먹으면 된다고 생각해. 매일 먹는 것도 아닌 특별한 음식을 가지고 트집 잡을 필요는 없지. 면을 기름에 볶는 레시피는 피하고, 과식하지 않을 정도의 양만 먹으면 문제 될 것 없을 거야.

    

이번 잡채 레시피는 가능하면 간단하게, 가능하면 자극적이지 않고 느끼하지 않게, 다양한 재료를 듬뿍 넣은 조화로운 레시피란다. 명절이나 손님을 초대할 때 내면 맛있고 화려한 식탁이 될 거다.

정해진 방법은 세상에 없어. 무슨 요리든 시행착오를 통해서 순서나 양념을 자신한테 맞게 자기만의 레시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단다.     

   



<잡채>

***시간이 걸리는 밑작업을 먼저 한다.***

-채 썬 소고기 300g을 불고기 양념해서 재워놓는다.(간장 2큰술, 설탕 반 큰 술, 다진 마늘 반 큰 술, 후추 약간, 참기름 반 큰 술)

-넓은 그릇에 당면 300g을 넣고 찬물을 잠기도록 붓고 1시간 불린다.(급하면 온수를 섞어 미지근하게 하고 30분 불린다.)

-마른 목이버섯 1팩도 물에 담가 1시간쯤 불리고 나무에 붙어있던 거친 부분을 잘라 다듬는다.

-느타리버섯 1팩도 가닥가닥 떼어 씻은 후 볶을 때 물이 많이 나오므로 소금을 조금 뿌려서 20분쯤 절여서 물을 짠다.


-양파 반 개, 당근 반 개를 채 썰어서 소금을 조금 뿌리고 볶다가 익으면, 채 썬 빨간 파프리카와 노란 파프리카 반개씩을 넣고 더 볶고, 마지막에 부추 한 줌(시금치 반단을 써도 된다)을 7cm 정도로 썰어서 숨이 죽을 때까지만 볶은 후 넓은 그릇에 펼쳐서 김을 날린다.

-양념한 고기를 볶다가 거의 익으면, 목이버섯과 절인 느타리버섯(표고버섯도 좋다)을 넣고 국물이 졸 때까지 볶은 후 같은 그릇에 펼치고 김을 날린다.

-웍에 물 200ml, 간장 4큰술, 설탕 1큰술, 물엿 2큰술, 식용유 2큰술을 넣고 끓으면 불린 당면을 넣고 처음에는 강불, 끓으면 중불로 줄이고 3분 정도 물기가 없을때까지 졸인다.(중간에 먹어보고 익었으면 중단하고 체에 밭친다.)

-졸여진 당면을 넓은 그릇에 펼치고 한 김 날린 후 6등분 정도로 자르고 참기름 2큰술, 후추 넉넉히, 통깨도 넉넉히 넣고 무친다.(간을 보고 부족한 맛은 첨가한다.)

-펼쳐놓은 고명과 당면을 합쳐서 국수와 고명이 한 군데 몰리지 않게 골고루 섞는다.

-개인 접시에 덜어서 맛있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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