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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병옥 Apr 08. 2024

아들아, 생일 축하해!

약식 케이크

    

아들아~ 생일 축하해!

너희 어릴 때는 생일이면 동네 친구나 학교 친구들을 초대해서 떡볶이랑 김밥을 만들고, 피자 치킨 같은 음식을 시켜서 엄마들까지 모여서 놀고는 했던 기억이 네.

다 자란 뒤에는 가족끼리 집에서 미역국과 차린 음식 먹고 케이크 잘랐었지.

단출하지만 늘 가족들이 모여 너희의 생일을 축하했었다.

너희가 연년생이고 생일이 가까워서 형 생일상 차리고 10일 뒤 동생 생일상 차렸었지.


엄마는 너희를 영원히 사랑하겠지만 이제 너희가 성인이 되었으니 사랑하는 방식은 어릴 때와 다를 거다. 부모는 계속 늙어가고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언젠가는 세상을 떠날 존재이기 때문이야.

어린 시절은 부모가 무조건 사랑해 주고  먹여서 너희의 자신감을 키워주는 시기였지. 이제는 너희가 그 힘으로 세상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할 어른이 되었어.

생일을 맞아 엄마가 너희를 축복해 주려고 한다.

-좋은 배우자와 함께 너희의 독자적인 인생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효자보다는 좋은 남편이 되기를 바란다.

-좋은 사람으로, 좋은 가장으로 사회와 가정에서 멋지게 살기 바란다.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형 생일상은 차려서 함께 먹었고, 동생은 외국에 있어서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미역국을 끓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릴 때 매번 사 왔던 케이크 대신에 약식을 만들어 보았어. 찹쌀이 전통적으로 보양식이고 견과류가 많이 들어서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옛날에 잔치할 때 커다란 찜기에 하는 복잡한 방법 말고, 전기밥솥으로 밥 하듯이 하는 쉬운 방법인데 거기에 좋아하는 견과류를 종류별로 듬뿍 넣기만 하면 된단다.

초 꽂아서 케이크처럼 축하하고, 남은 건 잘라서 랩으로 포장해서 냉동실에 넣었다가 아침식사나 간식으로 먹도록 해라.

    



<견과류 듬뿍 약식>

-찹쌀 두 컵을 잘 씻어서 물에 한 시간 이상 불린다.

-깐 밤은 4등분, 깐 은행은 2 등분한다.(덩어리채 넣으면 잘 뭉쳐지지 않는다.)

-흑설탕 5큰술, 진간장 4큰술, 계피 가루 1작은술, 소금 1작은술, 참기름 2큰술, 물 1컵 반을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잘 저어서 밥물을 만든다.

-불린 찹쌀을 체에 밭쳐 물기를 완전히 뺀다.

-위의 재료를 모두 전기밥솥에 넣고 백미 취사한다.(질면 안되니 밥물이 자작한 수준이 되게 조절해라.)

-대추를 돌려 깎기 하여 씨를 빼고 두 개씩 연결하여 돌돌 만 후 얇게 썰어 꽃모양을 만든다.

-호두를 굵게 다지고 호박씨와 잣도 준비한다.

-밥이 되면 꺼내서 호두와 호박씨를 넣고 잘 섞고 네모난 틀에 눌러 담는다.

-위에 대추꽃과 잣을 고명으로 올린다.

-한두시간 식혀서 자른다.

     

*밤을 까기 번거로우면 시판하는 맛밤 두 봉지 넣고, 은행은 없으면 안 넣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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