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어릴 때는 엄마가 맛있는 일품요리 하나면 될 텐데 왜 밑반찬을 만드는지 이해가 안 됐을 거다. 커보니 가끔씩 밑반찬이 그립지 않니? 특히 지겹게 먹던 멸치볶음이나 장조림, 무말랭이 무침, 깻잎찜 등이 그리워질 때도 있을 거야. 속이 더부룩할 때는 누룽지 끓여서 밑반찬이랑 먹으면 속도 편해지지.
그중에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밑반찬도 있지만 한 철에만 나오는 재료로 만드는 밑반찬도 있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식품이 마늘종이란다. 5~6월이 한창이고 더 지나면 세져서 식감이 나빠지지. 만일 이 재료가 그 외의 시절에 나온다면 그것은 국산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알싸한 마늘 향을 풍기기도 하고 식감도 아주 훌륭한 채소이고, 무엇보다 주목적인 식물의 뿌리 부분인 마늘을 주면서 대까지 먹을 수 있어서 감동이란다. 아낌없이 주는 존재랄까. 옛날에 읽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소환하며 한 생물이 온몸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고 간다면 좋은 삶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구나. 깻잎도 주목적인 깨도 주지만 향긋한 잎도 먹을 수 있고 고구마도 뿌리 이외에 순까지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한 식재료지.
유전공학이 화두가 됐을 때 식물을 여러 부분을 먹을 수 있게 만든다는 실험이 많이 소개됐었단다. 이를테면 뿌리로는 감자를 먹고 열매로는 토마토를 먹을 수 있게 유전자를 조작한 ‘포마토’라는 식물도 소개된 적이 있지. 글쎄...그때는 기분이 이상했단다. 식물이 자연적으로 여러 부분을 제공한다면 모를까 저런 정체불명의 착취 당하는 상태를 원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다.
너희도 억지로는 말고 자신이 가진 여러 능력을 자연스럽게 세상을 위해 쓰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은 마늘종을 사 왔다. 늘 만들어 먹던 마늘종 새우볶음과, 좀 새로운 요리로 중국 냄새가 나도록 두반장을 넣고 만드는 소고기 마늘종 볶음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오래 두고 밥반찬 하기는 새우를 넣고 간장 베이스로 하는 게 좋고, 가끔씩 특이한 향이 그리우면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다지고 마늘종도 잘게 썰어서 두반장을 넣고 볶아서 처음에는 덮밥으로 먹고 남은 것은 다음에 볶음밥으로 해 먹으면 좋을 거다.
<소고기 마늘종 덮밥>
-마늘종을 깨끗하게 씻고 두꺼워지는 부분 아래는 잘라 버린다.
-물기를 뺀 마늘종을 잘게 썬다.
-소고기 다짐육(돼지고기도 가능) 300g을 간장 3큰술, 설탕 1큰술, 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 약간 넣고 양념했다가 볶는다.
-고기의 붉은 기가 사라지면 잘게 썬 마늘종을 넣고 조금 더 볶다가 두반장 2큰술을 넣고 볶는다.
-뜨거울 때 밥 위에 올려서 먹는다.
-냉장고에 보관했다면 밥과 함께 볶아서 볶음밥을 만들어 먹는다.
<마늘종 건새우볶음>
-건새우 적당량을 미림을 2큰술 넣어 전자레인지에 1분 돌려 비린내도 제거하고 부드럽게 만든다.
-마늘종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3~4cm 길이로 자른다.
-끓는 물에 1~2분쯤 데친다.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뺀다.
-간장 2큰술, 참치액 2큰술, 미림 2큰술, 마늘 1큰술, 물엿 2큰술, 후추 약간, 물 3큰술을 넣고 잘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마늘종과 새우를 식용유를 넣고 좀 볶다가 양념장을 부은 뒤 중불로 양념이 배도록 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