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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병옥 May 30. 2024

밀키트 음식이라고 얕보지 마세요

밀키트 아귀찜

     

아들아~

솔직히 엄마는 밀키트 음식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았단다.

한 팩에 손질된 재료가 모두 포장되어 있으니 간편하게 가져다가 끓이거나 버무리면 되는데, 그런 것은 요리 축에도 못 낀다고 생각했지.

게다가 양이 적어서 누구 코에 붙일까 걱정되었다. 말이 2인분이지 한 사람이나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그러나 살림을 해본 사람이 아닌 자취생이나 바쁜 직장인들이라면 장을 보면서 재료를 일일이 다 살 수도 없고 사놓아도 자주 해 먹지 않으면 재료를 상해서 버리게 되니 밀키트가 오히려 경제적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맞기는 하다. 주부 경력이 꽤 된 엄마도 가끔씩 식재료를 버리기도 하니 바쁜 너희들은 더 하겠지. 그러니 가끔은 밀키트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우리 집의 경우 가족들이 다 함께 먹는 푸짐한 양의 식사에서 밀키트를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 너희들이 고기를 좋아하니 코스트코 같은 대형 매장에 가서 식재료를 구입하고는 하는데, 거기도 밀키트가 많이 있더라. 가장 간편한 거는 다양한 채소와 새우나 치킨을 곁들인 샐러드 재료인데 양이 많은 편이지만 손님 초대했을 때는 아주 유용할 거다. 양념한 불고기도 사다가 소분해 놓고 구워 먹거나 덮밥을 해도 되고 전골을 해 먹어도 편하지. 밀푀유 나베는 솔직히 전체적으로 양도 적고 고기의 비율도 적어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장을 보던 중 엄마의 편견을 깨는 밀키트를 발견했단다.

제철에 나오는 재료 구하기도 힘들고 손질하기도 힘든 게 생선인데, 구하기 힘든 생선을 먹기 좋게 손질도 해서 부재료까지 넣고 양념까지 들어있는 밀키트를 보니 눈이 번쩍 떠지더라.

코다리라고 불리는 ‘ 명태조림 밀키트’와 ‘아귀찜 밀키트’를 둘 다 사 왔다.

코다리조림은 해놓고 반찬으로 먹으면 되고, 아귀찜은 특별한 날 만들어 가족끼리 모여서 먹으면 좋지.


아귀찜은 맛있지만 밖에서 사 먹으려면 비싼 편이야. 가족이 같이 먹으려면 대용량으로 시켜야하고  8만 원 정도는 하는데 이번에 사 온 밀키트 아귀찜 분량이 그 정도이고 가격은 2만 원 정도이니 정말 득템 했다고 생각한다. 포장을 뜯어서 보니 주재료인 아귀 외에 향이 좋은 오만둥이도 들어있고 콩나물도 머리까지 떼어서 손질이 다 되어 있고 홍고추같이 디테일한 채소도 다 들어있더라. 이 재료를 다 따로 사서 손질해서 만들어야 다면 엄마도 귀찮아서 포기하고 사먹었을 거야.

그냥 요리해도 된다고 쓰여있지만 밀키트 안의 모든 재료는 깨끗이 세척해서 요리해라.

    



<밀키트 아귀찜>

-모든 재료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물이 끓으면 소주나 청주를 조금 넣고 아귀를 넣어 5분쯤 데쳐서 건져 씻어놓는다.

-매운 양념장은 기호에 따라 아주 매운맛을 좋아하면 다 넣고, 중간 맛을 원하면 2/3 정도만 넣고 국간장이나 참치액 2큰술을 넣어 간을 보충 하고 물을  컵 부어서 섞어놓는다.

-동봉한 전분 가루도 물 한 컵에 풀어놓는다.

-냄비에 아귀와 오만둥이와 물 한컵을 넣고, 그 위에 콩나물을 덮은 후 양념장을 붓고 중간불로 끓인다.

-다 익으면 풀어놓은 전분가루를 조금씩 넣고 젓는다.(적당한 농도가 될 때까지만 넣는다.)

-가족들과 둘러앉아 입 주위에 묻혀가며 맛있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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