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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병옥 Jul 15. 2024

입맛 돋우는 여름철 밑반찬

잔멸치 깻잎찜, 꽈리고추 멸치볶음, 오이지무침

     

아들아~

둘째가 여름에 미국에서 잠시 쉬러 온다는 말에 엄마는 제일 처음 무얼 해서 먹일까 하는 생각부터 했단다. 이제는 너희 둘 다 어른이 되어 스스로 먹을 것을 챙기고, 급하면 사 먹을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마음 표현은 항상 먹는 수준에 머물러 있네.

외국에서도 먹을 수 있는 한국 음식이 많지만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게장, 순대, 족발, 해장국 등이 생각난다는 말에 네가 이곳에 있는 동안 부지런히 찾아가서 먹으려고 한다.

집밥은 무얼 해줄까 고민하다가 네가 없는 동안 많이 해 먹었던 연어 요리나 갈비찜이나 닭다리살 조림등을 생각해 놓았단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한국 여름에 많이 나는 제철 재료로 만든 밑반찬이 밥에는 잘 어울리고 쉽게 외국에서 먹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네가 오기 직전에 부지런히 만들어 보았다.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여름 밑반찬은 꽈리고추 멸치 볶음이야. 쪼글쪼글하고 맵지 않은 꽈리고추와 중간 크기의 멸치를 함께 간장 베이스로 조려주면 두 재료의 맛 조합이 어찌나 좋은지 여름철 입맛 없을 때 제격인 것 같아.

또 하나는 여름철 많이 나오는 깻잎 요리인데 보통 시중에서 파는 깻잎 요리는 너무 짜서 많이 먹을 수가 없더라. 엄마는 심심하게 간을 하고 잔멸치를 넣어서 영양적인 균형도 맞추어 만들었으니 서너장씩 먹어도 짜지 않을 거다. 붙어있는 깻잎을 떼는 것을 도와주는 일에 대한 논쟁이 많더라. 너희는 아내나 여자친구 앞에서 남의 깻잎을 떼어주지 말도록 해라. 하하.

그만큼 깻잎을 한 장씩 떼는 일이 번거롭고 마음을 쓰는 일인데, 이번에는 엄마가 마음껏 손으로 떼어서 너희들 밥숟가락에 일일이 올려주고 싶네.

입맛 없는 여름에 밥에 잘 어울리는 밑반찬이지만 염도가 높은 게 문제인데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멸치 다시마 육수를 만들어 놓고 조림이나 볶음 요리할 때 양념에 섞어주는 거야. 이렇게 하면 조미료 없이 감칠맛도 올려주고 짜지 않고 촉촉하게 간이 배게 만들 수 있으니 육수를 미리 만들어 페트병에 넣어두고 여러 요리에 활용하도록 해라.

여름에만 먹을수 있는 오이지도 냉국을 해먹기도 하지만 가끔 소금기를 빼고 꼭 짜서 무쳐먹으면 오돌오돌한 식감이 입맛을 찾아준단다. 생오이 무침과는 다른 색다른 맛이 있지.

보통 때 여러 종류의 밑반찬을 한꺼번에 만들기는 힘드니 좋아하는 것으로 골라서 한 가지씩 해 먹어 보아라.         



<잔멸치 깻잎찜>

-깻잎 100장 정도를 한 장씩 깨끗이 씻은 후 물에 10분쯤 담가서 혹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화학성분을 빼어 체에 밭쳐 놓는다.

-잔멸치 두 줌(약 50g)을 전자레인지에 1분 돌려 비린내도 날리고 바삭하게 만든다.

-홍고추 1개, 고추 2개, 파 한 대, 양파 반 개를 잘게 다진 후 다진 마늘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간장 3큰술, 참치액 2큰술(액젓도 가능), 맛술 2큰술, 물엿 2큰술, 참기름 2큰술, 참깨 2큰술, 멸치 다시마 육수 2컵, 잔멸치를 넣고 잘 섞는다.

-냄비에 깻잎을 4~5장씩 잡고 빙 둘러놓으면서 위에 양념장을 켜켜이 얹는다.

-뚜껑을 덮고 중불로 김이 오르고 끓으면 약불로 줄이고 5분 놔두었다가, 뚜껑을 열고 가장자리 국물을 위로 끼얹으면서 5분간 더 조리한다.

-식으면 밀폐용기에 넣고 냉장보관하면서 먹는다.

    

<꽈리고추 멸치볶음>

-꽈리고추 두봉지(320g정도)를 꼭지가 붙은 채로 잘 씻어서 체에 밭친 후 꼭지를 가위로 과감하게 자른다. 고추가 길거나 성이 나서 매운 것은 비스듬히 2 등분한다.(고추에 구멍이 있어야 양념이 안으로 잘 밴다.)

-중멸치 100g 정도를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 돌려 비린내를 제거한다.

-진간장 2큰술, 참치액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맛술 2큰술, 물엿 2큰술, 멸치 다시마 육수 1컵을 넣고 양념장을 만든다.

-식용유를 조금 넣고 고추를 볶다가 양념장을 넣고 중 약불로 고추에 간이 배고 납작해질 때까지 조린다.

-국물이 조금 남았을 때 멸치를 넣고 함께 볶다가 참기름 2큰술 통깨 2큰술을 넣고 마무리한다.(멸치는 기본적으로 간이 세서 그냥 살짝 양념을 입히는 정도로 조리한다.)

  

   

<오이지무침>

-오이지 3개를 슬라이스 해서 찬물에 30분쯤 담가 놓고 짠기를 뺀다.(먹어보고 짜면 더 둔다.)

-오이지의 물기를 ‘완전히’ 꼭 짠다.(힘 센 남자들이 하면 좋고 베보자기를 써도 좋고 한번 짜고 좀 두었다가 두 번 짜도 좋다 )

-다진 마늘 반 큰 술, 다진 파 약간, 참치액  큰 술, 고춧가루 한 큰 술, 설탕  큰 술, 참기름 약간, 통깨 조금 넣고 바락바락 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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