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병옥 Nov 27. 2023

뜨끈한 소고기 버섯전골

찬바람 불면 생각난다

     

아들아~

벌써 겨울이 됐네. 네가 지내는 곳도 몹시 춥겠구나. 한국은 마음먹으면 난방도 세게 가동할 수 있지만 거기는 그럴 수도 없고, 바닥 난방도 안되니 더 추울 것 같네. 전기장판이나 전기난로 같은 보조 난방기구라도 사서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바란다.


식구들이 밥상에 둘러앉아 밥 먹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광경이지만 특히 겨울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을 가운데 두고 가족과 함께 둘러앉아 있으면 추위도 가시고 세상 힘든 일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주는 마법이 있지.

늘 엄마가 차린 밥상에서 밥을 먹어와서 그 일이 특별하지 않게 여겨지겠지만, 성냥팔이 소녀가 추운 겨울밤 성냥을 켜고 마지막으로 상상한 게 따뜻한 식탁임을 명심하고, 너희가 누리는 평범한 밥상이 주는 행복을 당연하게 흘려버리지 말기를 바란다.


겨울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국물 요리이지. 다양한 국이 될 수도 있고 찌개가 될 수도 있는데, 오늘은 심심한 국물에 끓인 냄비에서 건더기를 먼저 건져서 먹고 남은 국물에 국수도 넣어 먹고 죽도 끓여 먹을 수 있는 전골 요리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샤부샤부를 해 먹어도 좋지만 식탁에 가열 도구를 올려야 해서 집에서는 좀 번거롭고, 누군가가 중간에 계속 재료를 넣어야 하는 것도 식사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서 엄마는 한꺼번에 끓이고 다 같이 앉아서 먹는 전골 요리를 선호한단다. 불고기를 넣은 전골도 맛있지만 불고기 양념을 하는 것도 따로 시간이 걸리니 얇은 생고기로 하는 소고기 버섯전골이 제일 간편하고 담백한 요리라고 생각해.

멸치 다시마 육수에 좋아하는 각종 버섯과 채소, 불린 당면과 샤브용이나 불고기용으로 얇게  소고기만 있으면 금방 해 먹을 수 있는 간단하고 맛있는 음식이지. 식구들이 둘러앉아 먹는 음식으로는 이만한 것이 없단다. 친구 초대해서 같이 먹어도 좋은 음식이고.

잘 만들어 먹고 건강하게 겨울을 나기 바란다.

     


<소고기 버섯전골>

-멸치 다시마 육수를 만들어 놓는다.(넉넉히 만들어서 남은 것은 페트병에 넣어 냉장 보관)

-넓고 얕은 전골냄비에 각종 버섯(느타리, 표고, 팽이, 새송이, 목이 등)과 채소(청경채, 배추, 대파 등)를 씻어 둥글게 배열한다.

-당면을 미지근한 물에 1시간 이상 불린 후 버섯 위에 놓는다.

-그위에 얇게 썬 소고기 300g을 가지런히 올린다.

-냄비를 불위에 올리고 육수 3컵에 설탕 1큰술 쯔유 3큰술(없으면 참치액이나 국간장)을 넣은 후 재료에 붓는다. 부족하면 국물은 나중에 첨가해라.

-소고기가 익으면 가위로 고기를 반으로 자른다.

-식탁 위에 올리고 식성대로 된장소스나 스리라차 소스나 겨자 간장을 곁들여 둘러앉아 먹는다.

-남은 국물에 우동 사리를 넣고 끓여서 먹어라.

-남은 국물에 밥 반 공기를 넣고 계란 한개 넣고 약한 불로 죽을 만들어 먹어도 맛있어.


간장소스, 스리라차, 된장소스

*된장소스

된장 반큰술, 피넛 버터 한큰술, 다진 마늘 한 큰술, 고추가루 반큰술, 깨 두큰술, 매실액 두 큰술, 미림 한 큰술, 기름 세 큰술  넣고 잘 섞은후 농도와 염도는 물로 맞춘다.

이전 05화 속풀리는 배추 된장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