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어릴 적 가끔 고깃집에 가면 엄마랑 아빠는 고기만 뒤집다가 집에 왔던 기억이 있다. 둘이 하도 빨리 집어 먹어서 우리가 먹을 새가 없었지. 게다가 너희는 채소는 다 빼고 고기만 먹어서 그속도는 더 빨랐단다. 그래도 자식들 입에 음식 들어가는 것처럼 뿌듯한 일은 없어서 엄마가 못 먹고 와도 기분이좋았어.
너희들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공부하느라 힘들 텐데 잘 먹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슈퍼에서 고기를 너무 많이 사서 가계에 부담이 될 때도 있었지. 한마디로 엥겔지수가 높은 가정이었다.
지금은 너희가 자라서 고기 먹을 때 천천히 먹으며 속도도 맞추고, 식당에 갔을 때는 너희가 고기를 구워서 엄마 접시에 놓아주는 걸 보면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생각도 드네.
그러나 고기만 먹으면 젊은 너희의 건강에도 안 좋다고 생각한다. 고기와 채소를 곁들여 먹으면 절약도 되고 영양적으로도 균형 잡힌 식단이 된단다.탄수화물을 줄인 훌륭한 다이어트 식단이지.
채소를 곁들여 먹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 제일 쉬운 거는 각종 쌈을 싸서 먹는 것이다. 슈퍼에서 좋아하는 쌈 채소를 사서 깨끗이 씻은 후 고기랑 쌈장에 싸서 먹는 방법이다.
그다음은 각종 채소를 볶아서 고기에 곁들여 먹는 방법이 있어. 볶는데 적합한 채소는 양파, 당근, 버섯, 브로콜리, 파프리카, 아스파라거스 등등이다. 하지만 너희가 이런 것들을 일일이 쇼핑할 리가 없고 사다 놓았더라도 다 못먹고 버리게 될 수 있으니 엄마가 추천하는 현실적인 방법은 냉동 채소를 사는 것이다.
코스트코나 이마트같은 큰 슈퍼에 가면 냉동 코너에서 팔 테니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두고 여러 번에 걸쳐서 나누어 먹으면 될 거다. 특별히 버섯이 먹고 싶다면 버섯은 따로 사서 섞으면 된다.
구운 고기와 볶은 채소를 섞어서 스테이크 소스를 넣고 다시 한번 볶아주면 손님 초대상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멋진 요리가 될 거야.
-양송이나 새송이 버섯이 있다면 슬라이스 해서 냉동 채소와 섞어서 같이 볶은 후 큰 접시에 옮겨 놓는다.(혹시 버섯이 없다면 냉동 채소만 사용해도 돼.)
-그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고기를 덩어리채로 허브 솔트와 후추를 뿌려 겉면만 구운 후 불을 끄고 가위를 이용해서 한입 크기로 잘라.(고기는 요즘 호주산 냉장 안심이나 등심이 가성비가 좋더라. 보통 한팩에 300g 정도인데 고기만 먹으면 혼자도 먹겠지만 야채랑 소스 뿌려서 요리하면 밥이나 빵과 곁들여서 두 명이 나누어 먹을 수 있어.)
-고기는 채소랑 한 번 더 볶을 거니까 완전히 익히지 말고.
-아까 볶아놓은 채소를 고기가 있는 프라이팬에 다시 넣고 스테이크 소스, 케첩, 올리고당을 적당히 넣고 고기가 익을 때까지 볶아라.(소스는 너희가 차차 개발해봐. 매콤한 거 원하면 핫소스나 스리라차 소스 섞어도 되고, 감칠맛을 원하면 굴소스를 넣어도 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