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 외식할 때 항상 여러 메뉴가 거론되지만 빙빙 돌아서 아빠의 결론은 항상 새우였었지.
생새우를 사다가 껍질 까고 손질해서 튀김가루 반죽 입혀서 만드는 새우튀김은 정말 맛있어.
튀기자마자 먹을 때 느껴지는 새우의 풍미와,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이 어느 요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지.
그러나 현실로 돌아와서 정신을 차려야겠지. 생새우를 사려면 신선식품 파는 마트에 가야 하고, 비린내 나고 미끌거리는 재료를 손으로 까야하고, 사용한 튀김 기름을 처리해야 하니 그렇게 해 먹는 것은 너희에게 힘들거다.
요즘은 고맙게도 대형마트에 냉동 새우가 많아. 크기도 고를 수 있고 꼬리만 붙여놓은 것도 있고 껍질을 다 까놓은 것도 있으며 쪄서 이미 익혀놓은 것도 있단다. 용도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데 볶음밥에는 작은 새우가 어울리고, 요리용으로는 큰 사이즈의 새우가 보기 좋고, 튀김에는 꼬리가 붙은 것이 좋단다. 단, 익혀져 있는 자숙 새우는 샐러드용으로는 무난하지만 맛은 많이 떨어지니 가능하면 생으로 냉동한 새우가 좋겠다.
새우는 경험상 튀기는 게 가장 맛있지만 번거로우니 간단한 요리법으로 가자.
넣으면 무엇이든 맛있게 만든다는 버터와, 향을 담당하는 마늘만 넣은 갈릭 버터 새우와, 여기에 시판 칠리소스를 넣고 볶아서 만드는 칠리 새우이다.
물론 생새우를 튀긴 뒤 중화풍 소스로 버무리는 중국 요릿집 칠리새우의 수준을 상상하면 안 되겠지.
-냉동 새우 450g(큰 새우 25개 정도)를 하루 전쯤 미리 냉장실에 옮기고 해동해라.(급히 해야 하는 경우는 봉지채 물에 담그거나 더 급하면 꺼내서 새우만 찬물에 담근다.)
-찬물에 소금 약간, 술 약간 넣어서 새우를 헹구어 체에 밭쳐서 물기를 빼고.
-키친타월에 새우를 올려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후추를 뿌려.
-달구어진 팬에 식용유와 마늘을 두 큰 술 넣고 볶아라.
-마늘향이 올라오면 버터 30g을 더 넣고 녹으면 새우를 넣고 새우색이 변할 때까지 볶아.
-액젓 1 작은술과 페페론치노 가루를 뿌려서 조금 더 볶는다.
(여기까지 하면 갈릭 버터 새우란다.)
-시판 칠리소스와 케찹를 적당히 넣고 한번 더 볶으면 칠리 새우 벌써 끝!
(둘 다 해서 먹어보고 더 맛있는 것으로 만들어라.)
-바케트 빵에 곁들이거나 밥반찬으로 맛있게 먹기.
*액젓을 넣는건 특이한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백종원 씨가 넣으라고 해서 일단 넣어 봤더니 간도 맞고 새우 비린내도 없어지는 대단한 킥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