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또는 둘만을 위한 요리를 한다면 메인 요리만 거창하게 할 수도 있었겠지. 그러나 그 시절은 식구도 많고 빠듯한 살림이어서 주식인 밥을 잘 먹을 수 있게 하는 부식으로 국과 찌개가 빠질 수 없었단다.
엄마도 외할머니가 차려주시는 매일 국이 포함된 거의 비슷한 식단이 지겨웠고, 어떤 시험 준비 할 때 직장에서 퇴근 후 저녁을 밖에서 사 먹고 도서실에 가서 공부하는 생활을 오랫동안 한 적이 있었어. 그때 깨달았지. 식당 음식이 가끔 먹으면 입에 붙고 맛있는 것 같지만, 하루 세끼를 계속 밖에서 먹으면 그 자극적이고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이 얼마나 질리는지를.
그 뒤로는 외할머니의 심심하지만 정성을 다한 밥상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맛있게 먹었단다.
그래서 너희도 가끔씩 집에서 밥 먹을 때는 국이나 찌개 중 하나 만들고 밑반찬 몇 가지와 단백질 섭취할 수 있는 거 하나 요리해서 먹으면 좋겠다. (밑반찬은 솜씨 좋은 분이 하는 반찬 가게 신세 지고, 단백질은 계란, 고기, 닭가슴살중 냉장실과 냉동실 뒤져서 꺼내어 프라이팬이나 전자 레인지로 금방 요리하면 될 거다.)
미역국과 소고기 무국이 물론 맛있지만 계속 그것만 먹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너희가 재료가 다양하고 과정이 복잡한 요리에 시간을 쏟을 수는 없으니 간단한 것을 해야 하겠지.
그래서 엄마가 너희에게 가끔 만들어주면 잘 먹었던, 새우젓국을 소개한다. 물론 엄마도 외할머니가 만들어주셔서 좋아하게 된 음식이지.
두부와 새우젓은 찰떡 궁합이라 같이 끓이면 감칠맛은 물론이고 두부의 식감이 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져서 마치 순두부 같아져. 여기에 연한 조직의 채소인 애호박도 같이 넣어주면 맛과 영양도 더하고 색감까지 조화로운 요리가 된단다.
너희가 자주 요리할 수 없으니 항상 두 번 이상 먹을 분량을 만들고 냉장 보관했다가 데워 먹어라.
-4인분 정도 만들 수 있는 냄비에 멸치 다시마 육수를 끓인다.
(육수의 기본은 멸치와 다시마란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번거롭다면 요즘 시중에서 파는 부직포안에 든 육수팩이 있으니 한두개 넣고 끓여고 되고, 이것마저 없다면 국물용 코인이나 멸치 다시다 넣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