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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병옥 Jul 08. 2022

카레 라이스, 초보의 요리

일요일엔 카레

    

아들아~

엄마 학창 시절 티브이 광고에, 그전에는 생소하던 아빠가 요리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등장했었어.

‘일요일엔 ○○○카레!’라는 카피로, 그 당시에는 화제가 됐었지. 그 시절엔 요리는 여자의 몫이라는 생각이 팽배했었고, 광고에도 엄마가 요리하는 모습만 나올 때였거든.

외식도 자주 하지 않고 양식도 많이 먹어 보지 않았을 때라, 엄마도 초등학교 친구 생일에 초대받았을 때 처음 카레를 먹어 보았단다.

광고의 효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뒤로는 캠핑을 간다던가 엄마가 일이 있어서 집을 비운다던가 하면 카레는 아빠들이 해주는 음식의 대명사가 되었지.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감 잡아서 대충 해도 맛있는 요리의 베테랑인 엄마와는 달리, 요리 초보인 아빠에게는 영양 밸런스도 좋으면서 재료가 단순하고 과정이 간단하고 양이 정해져 있는 요리라서 그랬던 것 같다.

감자 당근 양파 몇 개와 고기 일정량과 4인 가족 카레 한 봉지면 재료준비 끝이고, 간을 맞출 필요도 없고, 조리법도 볶아서 끓이면 되고, 다른 반찬 없이 밥 위에 부어 먹는 일품요리이니 간단해서 해볼 만했던 거지.

그래서 결론은 너희도 도전해 보면 좋겠다는 이야기야. 다이어트중이라면 카레를 밥이나 우동면 대신에 두부면 위에 부어 먹어 좋을것 같구나.

나중에 너희가 아빠가 되었을 때 아이들에게도 자주 만들어 주면 좋을거야.


굿 뉴스는, 카레는 만들 때 많이 만들어 놓고 1인분씩 용기에 담아서 냉동실에 넣어 놓았다가 해동해서 먹어도 맛이 그대로인 음식 중의 하나란다.(아빠가 과거 유학 시절, 한창  바쁠때 그렇게 해놓고 먹었다고 하더라.)

나쁜 뉴스는, 맛이 거기서 거기일 것 같지만 몇 가지 핵심 과정을 잘 지키지 않으면 훌륭한 맛은 나지 않을 거다. 그리고 제대로 만들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단다.

         



 *4인분 기준 (파우더 카레 한 봉지가 4인분이고, 고형 카레는 6~8인분이니 잘라서 사용)

-중간 크기 감자 2개, 당근 반개, 양파 2개 껍질 까서 깍둑썰기한다.(크기는 좋아하는 대로)

-쇠고기 등심 200~300g 정도를 깍둑썰기한다.(간 고기나 불고기감으로 해도 되고 돼지고기 등심이나 닭가슴살로 해도 된다.)

-오목한 궁중팬에 기름을 두른 후 양파만 넣고 중약불로 연갈색이 될 때까지 20분 이상 볶는다.(이 과정에 인내심이 필요하지. 이걸 안하면 그저 그런 카레가 된단다.)

-나머지 재료를 모두 넣고 중강불로 10분쯤 볶는다.

-재료가 잠길 만큼 물을 붓고 강불로 해서 끓으면, 중불로 줄여 감자가 익을 때까지 20분 정도 끓인다.(물이 졸으면 더 부어가면서 하고 감자를 하나 꺼내서 먹어보고 완전히 익을 때까지 끓여야해)

-대접에 카레가루를 넣고 물을 조금씩 부어 저어서 푼 다음 팬에 넣어 섞은 후 주걱으로 천천히 계속 젓는다.(고형 카레는 직접 넣고 잘 저어서 풀어준다. 시간 없으면 가루도 직접 넣고 잘 저어도 돼.)

-중약불로 천천히 저어주고 농도가 진하면 물을 더 넣어준다.(죽, 수프, 카레소스같이 되직한 액체는 끓으면서 튀어 오르니 약불에서 계속 저어야하고 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밥과 비비면 많아지니까 평소 밥보다 조금 푸고 카레 소스를 부어서 맛있게 먹어라.


    

*셰프의 킥:양파를 갈색이 날때까지 오래 볶으면 단맛도 생기고 풍미가 좋아진단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면,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볶아도 괜찮아. 해 먹는다는 게 중요하지)

엄마의 꼼수: 양파 오래 볶기 싫으면 집에 굴러다니는 양파즙 1포를 물과 섞어 쓴다.

*정해진 재료는 없단다. 핵심 재료만 있다면(카레가루, 양파, 감자) 고기는 아무거나 집에 있는 것으로 써.(고기가 없다면 삶은 달걀을 넣어도 돼) 호박이나 버섯은 넣고 싶으면 마음대로 넣어.

*감자가 다 익기도 전에 급히 요리하면 소스의 맛도, 식감도 실패이니 카레 넣기 전에 꼭 감자를 꺼내서 맛을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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