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글감을 주는 회사
전 회사 욕 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현 회사에서 브런치 글감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왜 회사 칭찬은 없이 욕만 하냐는 분들도 계실 텐데, 솔직히 회사 칭찬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평균 연봉 1위인 삼성전자의 블라인드도 욕밭인 것을 보면. 회사 관련 브런치 글감이 떨어질 때쯤, 신입사원을 향한 무례한 언사를 남발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오늘은 그들에 관한 얘기다.
신입사원 교육의 역설
일전에 신입사원 전체 교육에서 가장 강조했던 인사가 기업문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잠깐 전달한 적이 있다.
신입사원 교육을 보면, 해당 기업이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이었는데, 내가 간과했던 것은 인사교육을 전 직원이 받아야 할 정도면 역설적이게도 인사를 그만큼 안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치안이 좋지 않을수록 주변에 파출소, 경찰서가 많듯이, “전 직원이 예절교육을 듣는다” = 그 정도로 예절 상태가 심각한 직원들이 많다는 이야기의 반증이 되기 때문이다.
공통적으로 이 회사 사람들은 메신저에 인사를 생략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그 많은 인사교육은 어디로 갔단 말인지.
OO 부서 OO인데요, 도 없이. 이거 ~~소관? 이렇게 앞 뒷말까지 삭제하는 유형, 일처리 어떻게 하는 거야 라면 메신저로 호통과 반말을 전달하는 유형, 모두 인사는 어디 있는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다.
나만, 저런 쪽지에도 같은 사람이 되지 않으리라 입술을 깨물며
“네 안녕하세요 OO님. 어떤 일인지 조금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라던가, “네 좋은 아침입니다. 제가 한번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ㄷㅇ의 상담봇의 일관된 친절성을 보였을 뿐이다.
이제까지 이 회사에서 메신저로 제대로 된 인사를 받은 경우는 과장 조금 보태어 세 번이다. (친절하게 인사를 덧붙여주는 회사 사람이 머리에 세명이 생각난다) 대화의 물꼬를 반말로 시작하는 사람이 메신저가 오게 되면, 메신저 내용은 보이지 않고 그 사람의 이름만 하단에 알림이 뜸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또 뭐라고 호통부터 칠지 무섭다.
야근을 지시하는 유형
아직도 말 그대로 야.근을 지시하는 유형들은 지금도 존재한다. 대뜸 메신저로 타팀 대리가
오늘 야근해
라길래 (입사 후부터 얼굴도 본 적 없는 사람이다) 그 대리 밑에서 일하는 동기에게 연락했다. 급히 우리 팀에게 요청할 일이 있다를 오늘 OO부서 야근해 라고 전달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선배에게 문의한 결과, 해당 건이 우리 부서의 일이 아니었고, 그대로 전달하자마자 야근 못하겠다는 것이냐며 성질을 내기 시작했다.
(도대체가 야근이 왜 중요한 건데요..)
“해당 건이 원래 ~~ 진행되어 그대로 전달 드린 것 뿐입니다.
OO님 오해 풀어주세요~~~”
(물결이 포인트다) 라며 내 기준 온갖 아양을 떨어 그를 쳐내었다. 한동안 혼자 씩씩대었다는 것을 동기를 통해 전달 들었지만, 뭐 내 팀도 아니고, 어쩌겠나. “OO님 급해서 그런데 혹시 이것 좀 해줄 수 있어요? 오늘 야근할지도 몰라요ㅠ” 라면 내 부서 일이 아니었어도 신입사원의 자세가 절로 나왔겠지만, 오늘 야근해라 라며 일도 아닌 야.근을 지시하는 유형이 아직까지도 있음에 놀라웠다.
일전에 태도가 경쟁력이다 라는 광고 회사 여부사장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메신저로 무례함이라는 구정물을 한껏 뒤집어도, 나의 태도는 그에 영향받지 말아야지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나는 회사 사람들의 무례함에 친절로 대응한다.
“ 안녕하세요 OO 팀 OO 신입사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