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3] - 예비부부학교, 신혼부부 재무설계
결혼 준비라고 검색을 하면 흔히 웨딩홀 예약, 플래너 상담 이런 것들이 뜨는데, 내가 해본 것들 중에 이것이야말로 결혼 준비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공유한다.
1. 예비부부교실(가족상담센터)
유퀴즈에서 나온 이혼 전문 변호사는 이혼율이 체감 35%라고 했고, 실제 이혼하는 사람들의 18%가 혼인 지속기간 4년 이하(출처 : 2024년 통계청)라는 것을 알고 있나?
이혼은 이제 더 이상 흠이 아닌 세상이라지만, 모든 예비부부가 이혼을 전제에 두고 진행하진 않을 것이다. 때문에 이혼을 방지하기 위해 결혼 전 각자의 우선순위, 자녀계획, 원가족 문제에 대해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누려보는 것도 매우 좋은 자세다. 위 예비부부교실은 흔히 기독교에서 많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인데, 요즘에는 종교와 전혀 관련이 없고 두 사람이 가정을 꾸려 나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기술들을 정말 현실적으로 잘 알려준다. 특히 무료라는 거!!! (완료하면 수료증과 상품도 주시는데, 수료증은 흔히 결혼식 포토테이블에 두신다고 한다)
결혼을 매개체로 같이 삶을 꾸려 나가야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각자의 특성에 따른 의사소통 방법을 배우기에 매우 좋다. mbti와 비슷한 인간 행동 유형 심리검사를 통해 내가 평소에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각자의 가족을 몇 달에 한 번 뵙는게 좋다고 생각하는지, 용돈은 얼마나 등등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주제들에 대해 시간을 잡고 대화해 볼 수 있다.
본인의 경우, 수강 이후 아는 모든 지인들에게 해당 프로그램을 추천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의외로 감동 모먼트가 꽤 많은 강좌이기 때문이다. 왜 해당 반려인을 선택했는지, 나는 더 좋은 반려자가 되기 위해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 서로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다. 상담을 받아보면 의외로 우리 사이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나의 문제라고 느껴져 무얼 써야 할지 고민하다가 '없음'이라고 적었다. 동시에 서로 답변을 공개하는 순간, 서로에게 바라는 점에 "없음"을 확인하고 가슴 한편이 찌잉했다.
2. 신혼부부 전용 재무설계 서비스
반반결혼이라 하여 결혼식비, 혼수, 집 모든 것을 반반으로 나누는 결혼도 보았지만, 사실 결혼이 지니는 가장 큰 의미는 경제 공동체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자 관리하면서 데이트 통장도 써보고, 지금은 재무설계를 통해서 완전히 돈을 합친 사람으로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돈은 둘이서 같이 모아야 2배가 아니라
N배 빠르게 모을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씀은 틀린 게 없다"
문제는 모은 돈과 연봉의 공개가 아니라, 공개한 후 이를 어떻게 관리할지다. 연봉이 차이 나는 경우 완전히 한쪽으로 소비를 몰아주는 것이 명백히 더 이득이지만, 연봉이 비슷한 경우 각자 어느 정도 현금흐름을 유지해야 세제혜택 등을 최대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또 저축액, 가정 상황 등이 모두 다를 것이기 때문에 특히나 개인 맞춤화된 재무설계를 매우 추천한다.
모든 재무설계 서비스의 일반화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재무설계 시작은 5년 후, 10년 후의 재무상태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때문에 자녀계획, 내 집 마련 계획, 소비에 대한 가치관이 매우 크게 관여를 한다. 재무상태에 대한 현황 파악 form을 작성하는 것부터 대화할 것투성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form을 작성하다 보면 재무설계에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의외의 부분을 찾을 수 있는데 바로 은퇴 계획이다.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내가 언제 은퇴할 것 같은지, 그리고 기대수명까지 얼마큼의 자산이 필요한지 계획과 대비는 빠를 수록 좋다. 내 반려인은 나보고 5년만 일해달라면서 기대 은퇴나이는 55세를 적더라. 20년은 뽕 뽑겠다는 그의 투철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재무설계서비스를 특별히 추천하는 이유는 같이 삶을 영위할 때 저축만 N배가 아니라 N배 될 수 있는 소비 현황도 파악하고, 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돈에 대해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집안 환경을 만드는 초석이 되기도 한다.
*재무설계에 관해 재밌는 사실 3가지
1. 요즘 반반 결혼 추세 때문에 결혼 전에 자신의 자산을 오픈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한다. 재무설계사님께서 드문 커플이라고 하셨던 걸 보면...
2. 재무설계는 고연봉자만 받는 것 같지만, 사실 저연봉자일수록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데 이득이다. 특히 서비스 금액 체계가 부부합산 연봉에 비례하여 적용되는 형식이기 때문에 그렇게 서비스 비용이 비싸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3. 우리 커플이 전체에서 어느 정도에 위치해 있는지는 항상 궁금한 내용이다. 보통 재무설계를 받으러 오는 커플의 평균 합산 연봉은 얼마나 되나요?를 물어본 적이 있다. 보통 1억~1억 5천만 원이 가장 많다고 한다. (서로 적게 버지 않는 거 같은데, 왜 돈이 안 모이지의 시작점 같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