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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혜 Dec 22. 2020

우린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3- Day 17  "토토야, 여기가 캔자스가 아니라면, 도대체 우린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문장에 이어 글을 한 편 써보세요.


  "우리는 지금 '나의 뜻대로 되는 나라'에 왔어." 

  모두 눈이 둥그레져서 앨리스를 쳐다보았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너희들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생각을 해 봐." 

  그때 한 아이가 

  "앨리스야, 너는 엉뚱하고 기발한 발상을 많이 하는 친구라는 걸 이미 알고 있어. 그런데 오늘은 너 좀 심하다는 생각이 안 들어?"

  몇몇이 

  "맞아! 방금 한 말은 쟤 말이 맞아. 어떻게 원하는 대로 다 되냐?"

  앨리스와 함께 있던 무리 중 하나가

  "앨리스는 뭐든 말만 하면 다 이루어졌잖아. 앨리스 말대로 우리가 바라는 것들이 무엇인지 궁리해보자."

라며 사리뿟따가 말했다. 사리뿟따는 앨리스를 쳐다보며,

  "앨리스야, 너는 어떤 것을 원하는데?"

  "나? 난 너희들과 함께 내생(來生)으로 갔으면 해. 우리 같이 떠나 볼래?"


  앨리스는 달큼하며 신선한 매향이 느껴졌다. 주위에는 온통 향기가 풍겨 나오는 꽃과 나무들로 가득하였다. 앨리스는 향기를 따라서 조붓한 오솔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녹악매처럼 보이는 나무 옆으로 갔다

  "어머나! 이곳이 어딘지 잘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꽃과 나무들이 있는 것으로 봐서 분명히 평화로운 세상일 거야." 

앨리스는 매화가 핀 가지를 하나 잡아서 코 밑에 댔다. 매향을 느끼면서 황홀한 듯 콧소리를 냈다. 여기저기 여러 종류의 매화를 감상하였다. 앨리스는 문득 친구들이 떠올랐다. 그러나 낯익은 아이들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서 사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멀리 한 나무 아래 사람들이 조용히 앉아 있다. 앨리스는 갖가지의 꽃 향기를 맡으며 알맞은 간격으로 심어진 나무들을 뒤로하였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주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청아하게 숲 속에 울려 퍼지고, 희귀한 식물들이 자랐으며, 여러 동물들도 자유로이 거닐거나 나무 위를 옮겨 다녔다. 사람들이 하나, 둘 보였다. 그들은 웃는 표정으로 앨리스에게 눈인사를 하면서 손을 흔들었다. 한편에는 편한 옷차림으로 몸놀림이 유연한 동작을 마치 나비가 춤을 추듯 하는 이들도 보였다. 나무 아래에는 눈을 감은 채 편안히 앉아 명상수행을 하고 있었다. 앨리스는 그들을 유심히 바라보며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지켜봤다. 누군가가 눈을 뜨더니 두 손을 비비며 앨리스를 쳐다봤다. 


  "여기는 어디예요?" 앨리스는 그들이 눈을 뜨기만 기다리고 있던 차 그에게 다가가 반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손을 비벼서 눈두덩이에 댄 손을 떼면서 앨리스와 눈이 마주쳤다. 

  "네가 하늘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했잖니. 이곳은 내생의 하늘 나라야. 너 혼자 왔니?" 

  "그런가 봐요. 저의 친구들에게 내생으로 가보자고 했거든요. 그런데 몇몇 친구가 원하는 대로 다 되지 않는다며 저를 믿지 않았고, 사리뿟따는 저의 말을 믿고 궁리해보자면서 동조했어요."

  "그랬구나. 그렇다면 사리뿟따만 여기 어딘가에 있을 것 같구나."

  "다른 애들은 왜 안 보여요? 천인(天人)님."

  "그 아이들은 내생(來生)을 믿지 않으며, 내생(來生)은 없다고 알고 있어서 하늘나라에는 올 수 없단다."

  

  "네가 이곳으로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해. 너는 생각만으로도 배가 부르고, 하고 싶은 것은 저절로 다 이루어져. 애써서 뭘 해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네가 쌓은 공덕의 과보로 뜻대로 되는 세상이란다. 나와 함께 사리뿟따를 함께 찾아볼까?"

  "네. 좋아요!"

  천인은 앨리스의 손을 잡았다. 앨리스는 천인의 안내로 사리뿟따를 찾아서 땅을 밟는 것 같았으나 나는 듯 걸었다.



사진: 정 혜


https://blog.naver.com/jsp081454/22218149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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