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Sep 16. 2020
당신은 어떤 일을 할 때, 집중을 잘하는 편인가요? 집중을 한다는 건 즐겁다는 걸 증명하기도 하죠. 나만의 집중법, 무엇을 할 때, 집중이 잘 되는지 한 번 써봐요.
글을 쓰는 시간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른다. 딸이 말을 붙이면 짜증이 밀려오는 것을 느낀다. #Day 1일 새벽 3시 30분 경에 일어나서 40분 간 명상을 한 뒤 질문에 답을 썼다. 그리고 한 번 더 퇴고한 뒤 글을 올리려고 미루어 둔 것이 것이 밤 9시가 넘었다. 밀려있는 글 쓰기의 부담감은 파고가 높아지듯 은근히 내면을 압박해왔다. 퇴근한 딸이 손자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왔다. 나는 간단히 답을 하면서 눈은 화면에 집중되었다. 딸과의 길어지는 대화로 내면에서 뭔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결국 몇 분간 옥신각신하고 말았다.
"엄마, 내가 개지랄 한 번 부려볼까? 그러면 좋겠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없었던 딸이 최후통첩 같은 말을 내뱉었다. 섬뜩했지만,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했다. 퇴고를 여러 번 하여 글을 올린 다음 거실로 나갔다. 밤 11시 즈음 빨래 너는 딸을 보면서 '아차! 견(絹) 옷이 있다고 했는데 글 쓴다고 딸에게 크게 잘못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사과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로 인해서 어미에게 심한 말을 하도록 하였으니 부끄럽기까지 했다. 딸에게 다가가서 살, 살 말로 빌었다.
붓다의 가르침을 쓸 때도 그렇다. 컴퓨터 의자에서 일어나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반복되는 행위가 생각을 바꾸게 했고, 바른 행동으로 이어졌다. 불경을 타자(打字)하면서 붓다의 가르침을 분석해보면 점진적인 방법으로 가르친다. 부처님이 나같이 아둔한 사람에게는 한 가지 주제를 첫 번에는 가르치고, 두 번째는 이해시키고, 세 번째는 외우도록 하셨다. 외우는 것은 단박에 되지 않아 외우면서 그 뜻을 이해하고 또 외우도록 반복 교육을 시켰다. 음식을 먹으며 씹고, 또 씹으면서 그 맛을 느끼는 동안 침이 소화가 잘되도록 도와주었다. 내가 돌아서면 다 잊어버릴지언정 컴퓨터 화면을 마주하고 글 쓰는 순간이 가장 집중도가 높다.
사진: 정 혜.
대문 사진: 제비꽃과 민들레 꽃.
아래 사진: 이름을 모르는 야생화.
https://blog.naver.com/jsp081454/222090700376
댓글 13 공감 20
gogogo Sep 16. 2020
붓다님의 노하우
ㄱᆢ르치고 이해하고 외우도록
나도 바로 적용해야겠어요
다시 찬찬히 읽어볼게요
출근 준비 중에 잠시 읽어봄요
김효리 Sep 16. 2020
행복의 조건 중에 ‘몰입’ 이 있다더라고요. 정혜 작가님 말씀을 읽으며 한번 더 그 구절을 새겨봅니다. ^^ 무언가 집중할 수 있는 재미난 것이 나에게 생겼다는 게 새삼 감사한 하루입니다. 글 감사합니다~~
공대생의 심야서재 Sep 16. 2020
글을 쓸 때마다 가족들과 충돌하는 시간이 자주 발생하게 되네요.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인데, 그것이 타인을 힘들게 할 수도 있으니, 어쩌면 이기적인 일이 아닐까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스스로를 성찰하시고 따님을 배려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우세요. 존경합니다~^^
항상샬롬 Sep 16. 2020
네 살 막둥이가 잠들면 그리고
다른 식구들이 다 잠들고 나서 컴 앞에 있을 때 제일 집중이 잘되더라고요
혜나무 Sep 16. 2020
아니 작가님께서도! ㅎㅎ
저도 글을 쓰고 있을 때 누군가 말을 걸어오면 무지하게 짜증이 납니다.
어쩔 때는 (아니 자주) 집안 청소도 게을리해 남편의 잔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ㅋㅋ
손주까지 보시면서 글을 쓰신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정말 최고십니다 작가님! ^^
상선약수 Sep 16. 2020
'집중을 한다는 건 즐겁다는 것"이다. 글 쓰는 사람 이리면 글 쓸 때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가는 사실에 다 공감할 것 같아요. 명상, 수행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작가님 일상의 행복 비결 아닐까요? 일상의 삐걱거림이나 불편 함조 차도 작가님 마음 앞에서는 가지런해지는 느낌^^ 그런데 교사인 저는 아이들에게 억지 집중을 강요하기 일쑤네요. 자신이 원해서 하는 공부는 강요하지 않아도 집중하게 되는 즐거움인데 말입니다. 제게는 학교 아이들이 마음의 스승입니다^^
정 혜 Sep 16. 2020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훌륭한 모임을 능숙하게 잘 이끌어주시는 것도요.
공심님 덕분입니다!
정 혜 Sep 16. 2020
모두 자는 시간이 글쓰기는 좋아요. 그렇지요?
저는 아기 재우거나 딸이 온전히 글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시간이랍니다. 그런데 야근하고 들어오면 상황이 달라지더군요.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서 쓰는 습관을 들이려고 시도하고 있어요.
예쁜이들 잘 자라고 있지요?
정 혜 Sep 16. 2020
혜나무님, 청소는 기본으로 안 해요. ㅎㅎㅎ....
조금 더 있으면요 일이 싫어져서 손도 까딱하기 싫답니다.
청소는 며칠에 한 번, 글은 매일.
혜나무님의 글 기다리는 분들 많아요. 저도 한 사람이고요.
함께 해서 든든해요.
고맙습니다!
희망 Sep 17. 2020
저도 글을 쓸 때 누가 말을 걸면 짜증이 나요 ㅎㅎ 혼자 있는 시간에 쓰는 게 제일 좋은데 그러다 보니 자꾸 늦게 자게 되네요;;
정 혜Sep 19. 2020
학생들을 위해서 강요는 어쩔 수 없지 싶습니다. 선생님의 강요는 강요가 아닌 듯합니다.
학생들을 물 가로 데려갈 수 있지만, 상선약수 선생님께서 물을 직접 먹일 수는 없지요.
먹고 안 먹고는 본인들의 몫이니까요.
작은 부분까지 세심히 신경 쓰는 우리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정 혜 Sep 19. 2020
바쁜 시간에 댓글까지 쓰시다니!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정 혜 Sep 19. 2020
희망님도 그러시구나.
자꾸 자는 시간이 늦어져서 14일부터 새벽에 일어나서 글 쓰는 습관으로 전환하고 있어요.
희망님,
건필!
Sep 16. 2020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