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8 Sep 23.2020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을까요? 잘 산다는 것은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당신만의 잘 사는 비법 들려주세요.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을까?
나만의 비법?
비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 여기저기 '비법'이란 용어가 남발하고 있다. 비법(秘法)은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하는 방법'이라고 사전에는 정의하고 있다. 아무리 나를 둘러봐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하나를 꼬집어 낸다면, 붓다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실천하면서 체득하는 희열감으로 충만한 삶을 영위한다는 것. 내가 만족하여야 모두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으니까.
몇 년 전 군법당에서 법문을 하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를 한 적이 있다. 한 주를 지정하여 병사들의 목표를 적어보고 발표하도록 해봤다. 그 중 한 녀석이 미대를 가고 싶었는데 아버지의 강압으로 선택하고 보니 공부가 싫어져서 입대를 했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부자(父子)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요즈음 내 인생을 둘러보며 어떻게 하면 더 잘 살까 궁리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십이 넘은 병사들은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런데 부모들은 자식의 인생에 개입하여 불화를 빚으며 나의 소유물인 양 착각을 한다. 나 또한 그런 여정을 거친 사람이라 자식들은 구속하지 않으려 했으나, 자식이라는 개인은 튀어져 나갔다. 그제야 나, 너, 모두 한 개인이며, 각자인 나에게서 멀어지는 것을 배웠다. 그 병사에게는 "너의 인생을 살아라,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되 성공하여라. 성공하는 것이 아버지에게 효도하는 길이고, 여한이 없다."라고. 그랬더니 제대하는 날 복학이 아닌 자퇴를 하겠다고 하여 은근히 뒤가 켕기기도 한 적이 있다. 두어 해 여러 병사들과 대화를 꾸준히 나누어 본 결과는 '하고 싶은 것을 해 봐야만 한다는 것'이다.
해보고 싶은 것을 많이 해보지 못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불평불만의 대명사는 나였던 것 같다. 마음앓이가 심했다. 그래서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살이로 소화제를 수북이 쌓아두고 살았다. 어느 날부터 소화제는 없고, 감기약이 등장했다. 감기약도 이젠 찾기 어렵다. 마음이 수승해지니 자연스레 나의 대명사가 떨어져 나가고, 여타의 약이 멀어졌다. 정 급하면 약국으로 쫓아가면 되니까.
현재 붓다의 가르침으로 잘 살고 있다. 불타고 있는 '나'라는 집을 벗어나니 산천경개가 다 내 것이다.
실천하며 살아가는 길은 비록 가진 것은 없으나 등이 따뜻하고 배가 부르다.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으며 연연해 하지 않는다. 손에 거머쥐고 있다가도 얼른 놓아 버린다. 그리고 나와 남편, 자식에게서 멀어지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그들 인생의 책임자이고, 내 인생의 책임자는 나다.
사진: 정 혜
대문 사진: 아파트 단지 내 단감이 익어가고 있다. 풍성한 가을이라 보기 좋다.
아래 사진: 야생화.
https://blog.naver.com/jsp081454/222097107002
공감 17
Sep 23.2020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