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니 먼데 14
보름 전부터 왼쪽 갈비뼈 부분이 결렸다. 한의원 가서 부항까지 했건만 여전히 어깨에서 쇄골 밑이 불편했다. 내가 그저께 딸에게 피부과에 간다고 말했다가 제지 당한 처지라 입을 떼기도 눈치 보였다. 딸이 손자 바람도 쐬 줄 겸 가족 나들이 가자고 사위를 부추겼다. 외출 나가는 김에 나를 태워서 내 집으로 모셔다 주겠다는 것이다. 나더러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3월 19일 목요일,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미세먼지로 시야도 뿌연 할 정도였다. 세 식구는 내가 한의원에서 침 맞는 20분 동안 수성못을 돌아오기로 했다. 한의원 가는데 15분, 침 맞으면 이십 분, 귀가하면서 십오 분, 약 50분이면 아파트에 도착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세 식구는 차 바깥으로 나올 엄두도 못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나부터 화장실에 들어가서 세수하고 나오라는 것. 딸은 안방 욕실로 향하여 손만 씻고 나와서 사위와 교대하기로. 일련의 행위에 대해서 나는 토를 달 수 없었다.
오히려 코로나가 고마웠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얼굴에 로션과 영양크림만 바르는 것으로 끝이다. 문제성 피부라서가 아니고 게을러서 그렇다. 화장을 하면, 세안을 꼭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으니 손과 발만 씻었다. 그런데도 지인들은 피부 관리하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흔하디 흔한 팩도 귀찮아서 딸 둘이 부쳐주면 할까 내 손으로는 붙이는 예가 없다. 마삿지는 더더욱 하지 않는다. 이런 내가 마마님 덕분에 세수를 두, 세 번씩 하게 되었다. 어떤 땐 샤워까지 딸에게 떠밀려서 하는 실정이다.
마스크는 더 말할 것 없다. 여기까지는 좋다. 마스크는 썩지 않는 소재다. 딸이 내게도 여러 장 주어서 사용해보니 안경을 끼는 나로서는 무척 불편했다. 안경에 김이 서리니 코까지 올릴 수 없어 콧구멍이 드러나게 입만 가렸다. 특히 입술에 립밤을 바르니 묻어서 시큼한 냄새도 났다. 쓰레기 통에 넣으며 마스크 쓰레기는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인가. 나는 한 마디로 답답했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현재 마스크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집에 있던 천 마스크를 사용했다. 빨아서 다시 사용하니 내 마음은 편안했지만 불편한 구석은 감출 수 없다. 그런데 외출하면 마스크를 잊고 집을 나서는 예가 많았다. 하는 수 없어서 동직원이 나눠준 일회용을 봉투 째 비상용으로 넣고 다닌다. 이젠 천 마스크도 벗으면 봉투에 함께 담아서 아예 가방에 집어넣어 버린다. 이렇게 잊지 않으려고 가방에 넣고 다녀도 승강기를 타고 보면 나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는 것을 발견한다. 그제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가방을 뒤져서 입을 가린다.
내가 일회용 마스크 사재려 애쓰지 말고 천 마스크 빨아서 사용하자고 제안하면, 나는 도마에서 무수히 난도질 당할 것이다. 전적으로 내 생각이니 이 글을 독자들은 읽기만 하시기를. 나의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만 하면 될 일이고, 반대하는 측은 일회용 쓰면 된다. 내 생각이 그렇다는 말이니 오해 말기를 바란다.
사진: 정 혜
대문 사진은 라일락 꽃, 향기가 진하고 봄 밤에는 멀리까지 향내가 퍼져나간다.
아래는 돌단풍 꽃이며 이 꽃도 은은한 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