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
사진 뒷면의 메모를 발견한 건 아주 우연이었다.
오래된 사진을 정리하다 한장의 사진에 시선이 머물렀다.
아버지는 돌쟁이 나를 안고 계신다.
특별할 것 없던 이 사진이 찡하게 다가온 이유는 정리를 통해 발견한 사진 뒤 당신의 메모 때문이다.
'나에 전 재산'
아버지는 4대독자로 일찍 홀어머니 아래 순탄치 않은 어린시절을 보내셨다.
그 영향이 커서일까? 돌이켜 보면 당신은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이 원만하지 않으셨다.
타협하실 줄 몰랐고 주위에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외골수 성격이 직업군인으로서는 적격이었고
인정 받고 복무 하시던 가장 화려한 시절의 정점에 나를 낳으셨다.
한 마디로 '아버지의 전성시대'라 불리던 시절이었다.
그 때 아버지의 전 재산은 집도 돈 명예도 아닌 나였던 것이다.
그 고백을 40년이 지나고 아주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이다.
되돌아 보면 아버지는 고백처럼 나를 전 재산처럼 대해 주셨다.
당신이 좋아하고 즐겨하는 모든 것엔 늘 나와 동행하셨다.
자전거를 처음으로 혼자 타던 짜릿한 순간, 펄떡이는 물고기를 처음 손으로 잡아 볼 때,
밤하늘에 수 많은 별이 쏟아지는 순간을 아버지와 함께 경험 할 수 있었다.
세월이 지나 두 아이의 아빠가 된 나는 당신의 노력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깨닳고 있는 중이다.
아주 우연히 아버지의 고백을 발견하고 '나의 전재산'은 무엇인가? 를 되돌아본다.
친구이자 형 같았던 아버지는 너무나 빨리 곁을 떠나셨다.
시간이 흐르니 뵙지 못한다는 슬픔에 더해
아이들에게 세상 재미있는 할아버지가 없는 손주들로 자라야 한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
이십대의 아버지가 사십대 아들에게 보낸 메시지에 늦은 답을 해야 할 때 인 것 같다.
"아버지, 당신도 제게는 전부이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