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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흑곰아제 Oct 04. 2022

피아노는 앱을 타고

우리도 그녀들처럼

나도 '친구'에 대해서는 같은 생각이야. 

중.고등학교 친구들이 그 시절에는 전부일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남는 친구가 있고, 떠나는 친구가 있더라.

이건 네 말처럼 이기적인 계산으로 떠나기도 했을꺼고 서로가 인연이 안되는 것이기에

떠나기도 했겠지.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만나는 사람, 지금 스치듯 만나는 인연을 [시절인연]이라고 

하잖아. 그렇게 떠나보낸 인연이 아쉬울때도 있지만 다시 인연을 이어가려면 

투자해야하는 내 시간들 감정들이 귀찮아. 


내가 힘들지 않고 최대한 감정을 버틸 수 있는 친구의 숫자는 3명인것같아.

그 이상을 넘어가면 버겁더라. 


10월에 넌 불필요한 만남을 줄이고 3키로 감량에 1일 1포스팅을 계획했는데 

나는 이달에는 조금은 나에게 시간을주고싶었거든. 

근데 나도 모르게 여기저기에 챌린지 신청하고, 배우고 싶어서 강의 신청도하고 있더라. 

아마 너무 혼자 있어서 난 이달엔 사람을 만나야 하는 시기인가봐.


개천절 연휴에 온라인으로 피아노 강의를 들었어. 

내가 악기를 다룰 줄 아는게 없다보니 당연히 기초부터 알려준다고 생각하고 신청했는데

시작부터 박자랑 단조, 장조를 알고 이해하고 있음을 기본을 깔고 가더라.  

나 당황했잖아.  그리고 중학교 1학년때 첫 음악 실기 시험이 생각났어. 

전에도 한 번 얘기했는데 어릴때 집안 형편이 안 좋았어. 

나는 피아노가 집에 있다는 생각을 못했었거든. 근데 중학교 1학년 첫 실기시험을 피아노로 보는거야. 

그렇다고 학교가 부유한 친구들만 있었던 것도 아니였고,

보통 리코더 불거나 생목으로 노래 부르는거 하지않아?

그때 부모님한테 차마 말도 못하고 있을때 마침 같은반 친구 부모님이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셔서

단기 속성으로 일주일동안 배웠던 기억이 났어. 

그 친구 어머니도 '넌 도저히 안되겠다'시며 포기하셨어. 

어릴때부터 배운게 아니라서 양손이 안 움직여서 도저히 피아노는 안된다고 하시더라고.

실기셤은 음악쌤에게 솔직하게 이런 피아노 처음 봤다. 친구네 가서 배웠는데 한 손으로만

칠 수있다고 계이름이랑은 다 외웠다고 하니 한 손으로 쳐보라고 하시고는 기본 점수만 주셨어.


내 자격지심이였겠지만, 그때 진짜 난 부끄럽고 창피했었어. 

피아노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항상 피하고 싶으면서도 또 다른 기억에 동경을 하고 있었나봐. 

고등학교때 사귄 친구가 피아노를 사서 함께 치고싶다고 젓가락 행진곡을 알려주던 기억이 떠올랐어. 

근데 계이름을 모르겠네. 

포기하고 싶었는데 젓가락 행진곡을 쳐보고싶다. 


1년을 망설이고 고민하고 구입한 아이패드에 하필 피아노 앱이 있을꺼는 뭐니? 

이거는 신의 계시겠지?


멋드러지게 진짜 피아노를 치지는 못하겠지만, 

이 피아노 앱으로라도 젓가락 행진곡을 치게되면 네게 젤 먼저 들려줄게. 

젓가락 행진곡이 될려나 모르겠지만 . (건반이 몇 개 없어 ㅋㅋㅋ)

지금은 '비행기' 를 치면서 혼자 좋아하는 것으로 만족해.


이런 앱 하나로 또 깨달음을 얻게되네. 

어떤 상황이든 보는 방법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는 것같아. 

참 부끄럽던 피아노가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말야. 


내가 나쁘게 생각하는 감정들, 기억들이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다르게 다가올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 이러면서 또 지금 상황을 좋게 끼워 맞추려고 하는건 아닌지.  

자기합리화해버리고 만족해 버리는게 아닌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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