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이 되던 해ᆢ
아이들은 자전거를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서 일곱 살은 그때까지 형들이나 누나들만 할 수 있었던 것들을 할 수 있게 되는 그런 나이였다. 아이들은 일곱 살이 됐다는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졌고 길어진 탈 다리와 단단해진 골격을 자랑스러워하듯이 행동하곤 하였다 일곱 살이 된 후에라야 아이들은 타악기 연주 즉 장구채를 잡을 수 있었고 바늘 코를 잡고 직조를 할 수 있었다 동생들은 그런 형들을 많이 부러워했고 동생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몸짓이 말해주고 있었다
"몇 학년이야 쌍둥이구나 누가 형이야 "
"자주 듣는 말이라 주완이는 번쩍 손을 들며 저요라고 한다 지완이도 손가락을 가리키며 아세요라고 한다 "
또래 아이들보단 체격과 키가 왜소한 편이라서 자전거 가게 사장님은 팔다리에 맞는 적당한 자전거로 추천해 주셨다
보조바퀴가 달린 기어 변속 체인 이 없는 ᆢ 가성비가 좋아 보이는 착한 자전거가 생애 첫 자전거로 낙점되었다
"아이들 키가 금방 잘하니까 이거 타시다가 삼사 학년 되면 바꿔 주시면 됩니다 "
사장님은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셨다 아이들의 안장과 핸들을 아이들 키에 맞춰 조정해 주었고 생애 첫 자전거를 아이들은 뒤뚱 거리며 타기 시작했다
어린이집 친구들과 자전거 여행을 다녀온 후 지완이는 보조받기를 떼버렸다 보조바퀴를 떼고 자전거를 타던 날 단지 안에서 할머니와 부딪친 적이 있었다 멀리서 지켜보면서 피해 가려니 했던 내 생각이 짧았었다 그 할머니도 놀랬던지 아이에게 순간 소리를 지르며 조심하라고 하셨고
뛰어가 죄송하다며 할머니 다치신 데는 없는지 여쭤보았다 지완이는 꾹 참았던 눈물을 할머니가 가시고 난 후 터트렸다
"지완아 괜찮아"
" 너 잘못한 거 없어 괜찮아 "
"일부러 한 것 아니잖아 할머니도 안 다치셨으니까 걱정하지 마" "조심하면 돼 "
그 사건 이후 지환이는 더 빨리 자전거에 익숙해져 갔다 그때까지도 주안이는 보조바퀴 떼기를 원치 않았기에 초등학교 1학년 여름 방학이 지나기까지 보조받기에 의지한 채 조심스럽게 자전거를 탔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주완아!! 너 아직도 내 발로 자전거 타니!!
" 보조바퀴 빼고 타야지!! 뭐 하는 거야"
권민이라는 주완이 친구는 웃으며 이야기해 주었다 주안이보다도 머리 하나는 더 큰 형처럼 보였던 아이였다 그 말을 듣고 주완이의 눈빛이 바뀌었다
"아빠 나 보조 바퀴 떼줘 "
"중앙공원 가서 연습할래"
"거기 사람 별로 없잖아 "
놀라운 변화였다.
동기부여의 완성판이었다.
그렇게 주완 이의 자전거에서 보조받기가 떼어졌다 그날 오후 주완이는 중앙공원에서 두어 시간 연습을 했다 그 이후로 지완 주완이는 아파트 단지 안을 보조바퀴 없이 두 발자전거로 탈 수 있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팔다리가 더 길어져서 안장의 높이가 더 높아졌고 핸들의 위치도 위치도 더 높아졌다 아이들은 기아 체인이 들어간 오르막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또래 친구들과 형들이 타고 다니던 자전거를 사 달라 조르기 시작했다 몇 시간 만에 주완이의 보조받기를 뗄 수 있게 만들어준 친구 민이의 말 한마디는 주완이의 자전거 배우기에 일등공신이다
그렇게 무서워하고 보조 바퀴에 의지해 자전거 타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주완이는 친구의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듣고서야 라이너로 거듭날 수 있었다. 킥보드를 탔을 때 심한 타박상과 골절상을 입었었던 주완이는 한동안 팔지 지대를 하고 타박상 드레싱 치료까지 받으러 다닌 적이 있었다. 아마도 보조바퀴가 그런 상처로부터 보호해 줄 거라 생각했었던 듯하다.
아이들은 자기 몸을 알아가고 자전거를 알아갔다 굶어진 손마디에 힘과 길어진 두 다리로 자전거를 세우고 달릴 수 있었다 그렇게 아이들은 자기가 성장하고 있음을 알아가고 있었다.
자기의 몸무게가 늘어나고 있음에 기뻐했고 안장을 올리고도 발끝이 땅에 닿을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했다. 커가는 아이들과 더불어 자전거도 커져 나갔다.
이제 자전거 전용 도로에 나가봐야 할 거 같다 쌍둥이와 같이 안양천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려 봐야겠다. 두발과 두 바퀴가 만들어줄 아름 다 기억들을 찾아서 ᆢᆢ
준비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