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냄새는 기억을 건드려요

후각수용체

by 둥이


이거구나! 무릎을 치면서 책을 읽어 주었어요. 아이들 책을 읽어주다가 글이 너무 좋아 통째로 옮겨 적었어요. 평소에 늘 쓰고 싶었던 글감이었는데 아이들 읽혀주려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에서 대어를 낚았네요. 문체도 좋고요 내용도 좋아요. 언제쯤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까요 군더더기 없는 짧은 문체 안에 하고 싶은 이야기와 전달하고사 하는 모든 게 들어 있어요. 사실과 감성이 팩트 위에 놓여 있어요. 냄새에 대해서 이보다 더 명확하고 쉽게 쓸 수 있을까요? 책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여 적어 봅니다.

기억을 불러와요


어떤 냄새를 맡고 어 낯익은 냄새인데 하고 생각한 적 있나요? 혹은 냄새 때문에 지나간 기억을 떠올린 적 있나요 나는 종종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저 냄새뿐인데 어떻게 잊혔던 기억을 불러내는 걸까요?

후각세포가 포착한 냄새 입자는 세 개의 뇌 중추에 도달해요 이곳은 서로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냄새와 감정과 기억을 담당해요 냄새는 이곳에서 후각 기억으로 저장되었다가 같은 냄새를 맡을 때면 관련이 있는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거예요 눈으로 본 후에 며칠 혹은 몇 시간만 지나도 사라지는 시각 기억하는 확실한 차이가 있지요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로스트는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향이 불러온 기억에 대해 말해요. 주인공은 첫 잔에 마들렌을 담그는 순간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고 강렬한 추억의 사로잡히지요. 나에게도 추억의 음식이 있어요. 감자 크로켓과 폴란드 만두, 루스키 피에로기를 곁들인 바루쉬치 수프의 냄새는 맛있는 요리를 해주셨던 할머니와 보낸 시간을 불러왔어요.


기억은 감정을 일으켜요. 갓 베어 낸 건초 냄새는 시골집에서 보냈던 방학에 추억을 불러와서 기분이 좋아져요. 비 냄새는 어쩐지 슬프고 우울한 감정이 들게 하지요. 크리스마스트리 냄새를 맡으면 사랑이 넘치는 안락한 집이 떠올라요. 자동차 사고를 경험한 사람 중 일부는 휘발유 냄새를 맡으면 두려움에 휩싸인다고 해요.


우리 뇌는 일만여 개 냄새를 감지해요. 리처드 엑셀과 린다 벅 은 인간의 후각 시스템을 연구해서 2004년에 노벨 생리학상을 받았어요. 이들은 후각 수용체를 담당하는 약 일천 개의 유전자를 발견했고 콧속 후각 상피가 어떻게 작동해서 뇌가 서로 다른 냄새를 알아채고 기억하는지 밝혀냈어요.


냄새는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줘요. 혀에 있는 맛 봉우리만으로는 모든 맛을 느낄 수 없어요 무료 맛의 80~90%를 후 각이 알아내는 것이랍니다. 후각은 쉽게 피곤해져요.


개의 코에는 후각 수용체가 많아요. 사람 코에는 대략 5백만 개 가 있는데 닥스훈트코에는 1억 2500만 개가, 저먼 셰퍼드 코에는 2억 2500만 개가 있어요. 개의 코가 특별한 또 다른 점은 공기가 통하는 길 이 위아래로 나뉘어 있다는 거예요.


시골 공기에는 가축 냄새 외에도 여러 냄새가 섞여 있어요. 생풀을 배워 버린 말린 건초 냄새와 다 익은 낟알을 떨어내고 만든 짚 냄새가 좋아요. 건초와 짚은 염소와 소에게 먹이고 가축우리에 깔아요. 짚을 동물의 배설물과 섞어 만든 두엄 냄새가 고약해요. 나무를 베어낸 그루터기는 나무보다 냄새가 진하지요.


냄새 향기와 악취의 과학과 문화

모니카우트닉


keyword
작가의 이전글파도 너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