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이야기
눈이 내린다.
땅으로 떨어지 던 눈은 방향을 바꾸어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하늘로 날아가는 눈을 바라보다가 그 눈이 어디로 가는지,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고 나서야 마치 정지해 있는 듯, 느리게 움직이는 점들이 눈이란 걸 알아간다. 눈은 땅으로 내려앉지 않는다. 한껏 바람에 몸을 실어 날아오른다.
어디에 내려앉고 싶은 걸까! 어딘가 생각해 둔 자리가 있기라도 하듯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점점이 모였다가도 후루룩 흩어지는 검은 눈발은 온 하늘을 뒤덮어 놓는다. 솔가지에 내려앉고 나서야 눈은 하얗게 쌓여간다. 눈은 쌓이기 전에는 하얗타는 걸 알지 못한다. 그렇게 눈은 온 세상의 색을 하나의 색으로 그려 나간다.
눈은 푹신한 솜이불을 깔아 놓은 듯, 검은 도로를 덮고, 무채색 들판을 덮고, 학교 운동장을 덮고, 성당 지붕을 덮어, 눈앞에 아이들의 놀이터를 만들어 놓는다. 누가 가르쳐 주기라도 한 걸까 아이들은 눈 속에 파묻혀 눈에 스며든다. 하얀 눈이 아이들의 눈동자 속으로, 양말 속으로, 장갑 속으로, 스며 들어간다.
아마도 하얀 눈이 내리는 건 아이들이 있어서 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겨울에 내리는 눈은 언제나 아이들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 따뜻한 이야기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