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내가 가장 나를 알 수 있는 때는 언제인가?
이렇게 뜨거운 여름, 나는 문득 문득 불안을 느끼는 때가 많아졌다. 어떤 일이 잘 풀려나갈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한 때도 있지만 삶을 살아가면 작고 큰 실패를 경험하고 나서는 부정적인 사고가 나의 머릿 속에 오래 머무는 날이 증가했다. 나는 본래 성격좋고 밝으며 다정한 사람이라고 주변 지인들이 말하곤 했다. 철없고 젊음이 무기였던 나는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 시간은 언제나 아름다웠고 안정적이고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났다. 아직 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던 그 시절은 근거없는 자신감과 무엇이든 잘하고 싶었던 욕심과 어떤 것이든지 경험해보고 팠던 실행력이 공존하는 시기였기에 나는 그 시절을 무척이나 사랑했다. 하지만 현재는 변화한 것들이 많다. 내가 생각한 것처럼 내 마음대로 운명이 풀려나가지 않을 때 좌절을 겪어야 하며, 그 경험을 통해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인가를 찾기 위해 나의 깊은 존재에 대한 물음을 가져야 한다. 또한 그렇다면 나는 현재,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항상 답도 찾아내야 하고, 나는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나아가야만 한다. 아마도 누구나 그럴 것이지만, 이 과정은 때때로 나에게 많은 불안과 버거움을 준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은 분명 나를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하고 어른이 되게 해 주겠지만 그 과정이 항상 유쾌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수도 없는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이렇게 불어난 불안은 나를 문득 암울한 미래에 가까이 접근하기도 하고, 과거로 돌아가서 나의 머릿속을 해집고 다니면서 현재의 내 모습에 집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했으며, 도망치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 길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함에 눈시울을 훔쳤던 날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이렇듯 나는 항상 불안과 함께 하면서 나의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간을 보내는 만큼 나는 나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관심을 가지는 만큼 나에게 집중하고 내 마음에 대해서 항상 물어보는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에 다른 할일을 찾아보라고 앞으로 나아가야지 머물러 있는 패배자라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언제나 나의 이익을 생각하기 보다는 나와 친해지는 법을 선택했다.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나는 나에게 다정해지고 있음도 느꼈다. 내가 얼마나 다정한 사람인지 양심적인 사람인지 내가 가려고 하는 길에 열심히 생각하는 사람인지 나는 어떤 창의성을 드러내려하는 사람인지 등등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한다. 내가 내 마음이 흔들릴 때 도데체 무엇이 문제인지, 내가 어떻게 하면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 나는 왜 이렇게 많은 일들에 관심이 많은지, 어떤 계획들을 세워 나가야 하는지 등을 나에게 많이 물어보게 되었다. 즉, 내가 왜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왜 이렇게 이 일에 집착을 하고 있는지 나는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계속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모르겠으면 모르겠는대로가 아니다. 모르겠으면 알때까지 파고들어서 분석하고 그것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하였다. 불안과 두려움에 직면하다보니 그것은 내가 나에게만 보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나를 가장 잘 아는 순간은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했을 때 내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와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좋은 날은 당연히 나에게 친절하고 자신감이 높은 나를 칭찬하면서 나아가고, 이 정도면 되었다는 안심과 함께 기대를 한다. 하지만 두려움을 다루어야만 하는 시기에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항상 흔들리고 의심하고 불편한 기분을 느낀다. 이때 나의 진심이 튀어나오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알게 해 준다고 생각한다. 나는 두려움을 회피하고 싶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나는 두려움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었다. 그것이 나를 삼켜버릴까봐 무섭지만, 왜 나는 그것이 그렇게도 무서우며 지금 나는 어떻게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해 나가야할지 등을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리고 내 나름대로 찾은 답을 그것을 실천한다. 그래도 사실은 언제나 불안이 다시 찾아오고 나는 그 불안을 안고 고군분투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가장 위험한 순간에 나오는 나의 진심과 나의 태도가 곧 나라는 사실을 알아가고 그것이 생활에 어느새 녹아들기 시작했다. 이 과정을 온전히 거치고 있다고 느낄 때 나는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나는 멀지 않은 과거에는 이 아픔을 회피하고 피하고 싶은 사람이었지만, 이 모든 감정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그대로 주져앉을 것만 같아 보고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보는 꼼꼼함을 장착하고 나서야 비로서 내가 되어갔다. 그 누구도 내가 되어줄 수 없다. 어떤 순간에도 나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 뿐이다. 누군가는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자신이 자신을 보호하거나 조절할 수 없는 그릇이 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내가 지금의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더 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야 그 불안이 없어진다고 말이다. 그 말도 많이 공감하면서 성장하고 싶은 나를 더 가까이에서 보고, 나를 더 이해하고픈 나를 바라보며 감정에 솔직하고 그 태도에 담담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더 나에 대해서 공감하고 더 나다운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그 과정은 나를 성장시킬 뿐만 아니라 나의 존재에 대한 물음에 답을 해 나가는 멋진 삶의 여정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