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분 (5)

by 허아른

역시 알고 있는 걸까? 그것들에 대해서도. 하지만 아까 인면분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와 달리, 냉정한 표정이었다. 어딘가 화가 난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어렵게 입을 열어 물어보았다.


“그것들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여자는 다시 슬픈 표정을 지었다. 가련하다는 듯이. 동정하는 걸까? 그것들을….


“인면분이라 불리는 것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예? 예 그, 업산에 오르면 인면분을 찾을 수 있다, 그 정도로만….”

“업산이라고요?”

“예, 여길 그렇게 부르더군요.”


여자는 곰곰이 뭔가 생각하는 듯하더니, 뭔가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크게 탄식을 내뱉었다.


“거기까지 알고 있으면서 어째서….”


무슨 이야기인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여자를 보고만 있으려니, 여자가 다시 자세를 고쳐 앉고 말한다.


“변이 어떤 것인지는 아시지요?”

“예? 밥 먹으면 나오는 거 아닙니까?”

“동물이 무언가를 삼키면, 위와 장을 지나면서 소화가 됩니다. 본래 입에서부터 위, 장에 이르기까지는 한 줄기로서 바깥과 통하지요. 그 통로를 미끄러져 나가면서 채 소화되지 않은 부분들이 변입니다.”

“예….”

“그런데 동물에 따라서는, 그것이 빠져나가는 동안 충분히 소화를 못 시키는 것들이 있지요. 토끼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만… 그런 것들은 자기 변을 다시 주워 먹는 습성이 있습니다. 미처 소화하지 못한 걸 다시 소화하는 것이지요.”


예쁜 입에서 변이니 배변이니 하는 말이 흘러나오니 기분이 기묘하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이 산을 업산이라 부르는 것은 아마도 업단지라는 말에서 따온 것일 겝니다.”


업단지. 집안의 화복을 빌며 구렁이나 뱀신 따위를 모시는 항아리다. 업단지에서 따와 업산이라….


“뱀신…같은 것이 있단 말입니까?”


여자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생각에 잠겼다. 멀리서 천둥소리 같은 것이 아련하게 들린다. 목덜미에 땀이 맺히는 것이 느껴진다. 이 날씨에 땀이? 여자는 잠시 천둥소리에 귀 기울이는 듯하더니, 다시 자세를 바로 하고 말했다.


“이 산에는, 사람을 잡아먹고 홀리는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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