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아른 괴담록
내가 가르치는 반에, 전학생이 왔다.
예쁘장한 아이.
그 아이는, 자기처럼 예쁘장한 인형을 안고 있었다. 항상 안고 다녔다.
처음 며칠은 학교에 적응하기 위해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계속 규정을 무시할 수도 없어서, 주의를 주었다. 말을 못 알아듣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아이는 인형 안고 다니기를 그만두지 않았다.
그때 나는 조금, 마음이 불안정한 시기였다. 때때로 솟구치는 폭력적인 충동을 힘겹게 이겨내던 시기였다. 그 사실이, 변명이 될 수 있을까.
어느 날, 나는 화가 나서 아이의 인형을 빼앗으려 했다. 아이는 인형을 빼앗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둘이서 인형을 붙잡고 실랑이하는 바람에, 결국 그 인형은 망가지고 말았다. 그것도 가장 끔찍한 모양으로.
머리가 뜯어지고, 목에서 모짜렐라 치즈처럼 솜줄기가 길게 딸려 나왔다.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고, 아이는 울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걸까.
아이에게는 미안한 짓을 하고 말았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는.
하지만 다음 날, 아이는 똑같은 인형을 안고 나타났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어쩐지 화가 났다. 어제,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는 사실조차 나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나는 아이의 인형을 빼앗아, 머리를 뜯어버렸다. 이번에는 틀림없는 고의였다. 아이는 또다시 울었다. 모짜렐라 치즈처럼, 솜이 길게 늘어진 인형을 끌어안고. 하지만 다음 날도 아이는 인형을 들고 왔다. 똑같은 인형을. 그리고 나는, 또다시 그것을 뜯어냈다. 다음 날도, 다음 날도. 화는 점점 사그라들었다. 나는 그 행위에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머리를 뜯어내고, 모짜렐라 치즈처럼 길게 길게 더 길게 쭈우우우욱 쭈우우우우욱.
점점, 나는 웃게 되었다. 쭈우우욱 늘어나는 인형의 목을 보며 그 아이도 웃고 있었다. 머리를 모로 기울인 채, 마치 무겁기라도 한 듯 옆으로 떨군 채. 목뼈가 없기라도 한 것처럼.
하지만 이 아이, 목이 원래 이렇게 길었던가.
저것은, 진짜일까.
나는 아이에게 다가가며 두 팔을 아이의 머리쪽으로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