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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드로잉 마이 라이 라이프 [영화]

by yeon natured


세로토닌 코어, 제프 맥 페트리지의 아주 보통의 삶



제프 맥페트리지 드로잉 라이프_포스터.jpg






성실함은 가장 쉬운 일. 나면서부터 많은 것을 쥐고 있지 않았기에 노력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때로 달콤했고 당연했다. 노력 뒤에는 그만큼의 성취와 결과가 나를 기다려주고 있을 테니. 이 시간을 견디고 나면 그 결과는 나에게 반드시 기쁨을 안겨주리.


어릴때부터 스스로도 모르게 품어왔던 꿈을 자각한 것은 대입 후였다. 미술,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었던 여건 속에서 마땅한 대안은 없이 시간이 가는대로 나를 먹여살길은 알아서 열리겠지,하는 생각. 그럴까? 의구심과 불안감은 입시까지 달려왔던 나에게 문신처럼 붙어 다시 나에게 깊은 물음을 던졌다.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었고, 디자인을 전공으로 택해 작업을 시작했다. 많이 다치고 일어서는 길이 배움과 만족을 향햐가는 길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다들 이렇게 힘들까 싶어 나의 결핍을 들추며 잠드는 밤이 많았다.


재능의 영역에 성실함이 있다 말해주는 친구에게는 많이 고마웠다. 시간이 지나며 점차 시야를 나에게서 주변으로 향하자 타고난 재능도 부지런히 갈고닦는 사람들이 보였다. 제프 맥페트리지는 그런 카테고리의 대표적인 현역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Synopsis.


“그의 디자인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역부터 애플, 나이키, 에르메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과 영화 <그녀>, <존 말코비치 되기>까지.


평범한 하루 속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일상의 유쾌함을 디자인하는 그래픽 아티스트 제프 맥페트리지.


그가 달리고, 그리고, 생각하는 모든 순간을 담다.






세로토닌 코어


‘00코어’ 유행에 제프를 대입한다면 이렇게 표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세로토닌 코어.


“저에겐 마약도, 불안도, 혼란도, 여성 편력도 예술의 재료가 되지 않아요.”


보기 드물게 꾸준히 바르고 건강한 삶을 살아온 이 중년의 예술가는 젊은 시절에 굉장한 별종 취급을 받았다. 예술에 종사한다면 멋으로든, 영감을 위해서든 무엇에 중독되어야만 성장할수 있다는 인식이 당연하던 때였다. 그러나 그는 건강과 균형을 최우선으로, 과감히 올곧고 성실하게 창작의 길로 나아가는 너드였다. 안정과 행복감에서 뭐든 출발하는 그의 에너지는 말 몇마디만으로도 깊이 있는 감동을 주었다.


단단함이 마음에 자리잡게 된 데에는 물론 많은 노력이 따랐다. 웬만해서는 처음부터 모든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백조의 허우적거림도 수면 위 우아한 몸짓으로 수고를 인정받듯, 스타 예술가의 삶에도 방지턱 많은 과거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의 다른 점은 도전에 주저함이 없다는 것이다.


- 어차피 확률은 반반,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런 결과도 배움도 없다. 태도가 감동적인 디자이너라니.






특별한 인사


그의 작품은 어떤 인사처럼 느껴진다. 작품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유쾌함, 발랄함 가득한 색채. 유기적인 선들이 전하는 연결과 위로, 위트 있는 메시지.


가족으로부터 가장 많이 느낀다는 관계에서의 행복감, 스스로에 대한 확신, 작업에 대한 열정과 성취가 그려내는 감정들의 굴곡은 그 메시지에 한껏 힘을 싣는다.


오늘 하루도 잘 지냈는지, 하늘은 올려다보았을지, 가족에게 안부는 전했는지 묻는 듯한 친절한 표정으로, 그의 보편적이지만 특별한 작품들은 그래서 일상 곳곳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게 되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안정형, 노력형 천재를 향해 그렇게 있어주어 감사하단 말을 일면식도 없이 전한다.






#아트인사이트#artinsight#문화는소통이다#제프맥페트리지#다큐멘터리#영화#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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