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만나게 된 것은, 강물이 바다를 만나듯 별나지 않은 일
내가 네게 이끌린 것은, 바람이 성긴 곳으로 불듯 당연하지만 모를 일
내가 너를 상상하게 된 건, 핑크빛 표지에서 해피엔딩을 바라는 무논리의 바람
내가 너를 사랑한 것은, 어린 감정의 돛으로 애정과 증오의 바람을 타는 일
내가 네게 익숙해지는 건, 몸에 맞는 베개와 맥주를 찾는 일
내가 널 상처 주는 건, 유리빛 물에 퍼지는 빨간 잉크를 멍하니 바라보는 것
너의 기쁨을 바라는 것은, 눈앞 사자가 배탈 났기를 바라는 마음
너를 미워하는 건, 점심시간을 잊은 주인을 향한 고양이의 마음
너를 보내주는 건, 게임을 이기기보다 잘해야 하는 걸 알아가는 길
내가 너를 만났던 것은, 어스름 골목서 스파이더맨을 만난 소년의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