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단 한 번 존재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또 영원히 반복하여 무한히 존재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프로야구 선수들의 경기 막바지 투수의 공을 바라보는 타자의 심정과,
게임에서 Replay를 클릭하는 무심한 감정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 사이에는 진지함이 있고 선택이 있다.
영원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진지함과 선택은 의미를 잃는다.
무한한 기회가 있으면 어떠한 확률의 사건이든 1의 사건이 되어버린다.
모든 의미가 풍선처럼 부풀다 사멸해버린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한 번이라는 제약이 있기에 0과 1 사이에서 욕망과 절망이 힘을 겨룬다.
0과 1 사이의 숫자는 삶을 가혹하게 만든다.
진지함이란 불안을 담보로 하고, 가능성이라는 것은 실패를 전제로 한다.
그렇지만 가혹함 속에서도, 0에 한없이 가까워져 파멸의 안온함에 영혼을 내주려 할 때도,
삶은 0이라는 죽음의 관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비가 오면 우산을 들게 하고, 고난 뒤에는 눈물을 허락한다.
삶은 완전한 성공도, 완전한 실패도 허락하지 않는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0과 1 사이에서의 머무름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단 한 번 존재한다는 것은 그것을 의미 있고 아름답게 만들려는 마음을 갖게 한다.
우산을 움켜쥐고 비를 피하게 하고, 눈물을 흘리되 내일을 꿈꾸게 하고,
하얀 캔버스 위에 완벽을 그리고 싶어, 실수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
단 한 번 존재한다는 것은 그런 게 아닐까.
어린아이가 고민 없이 보내는 찬란한 날의 소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