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몸의 연결 상태는, 말하자면 도넛 같은 것이라는 해부학 교수의 말을 듣고,
던킨 도너츠로 달려가 말해주었다. 나도 너와 같은 도넛 같은 것이라고.
진열장의 도넛들은 공백을 품고 앞뒤로 옆으로 나란히 누워있었다. 말해주었다. 나도, 입으로 또 눈과 코와 귀로 머리로 수없이 많은 것을 넣어도 바싹 마른 복강은 스치지도 않고 사라져 공복감에 시달리는 도넛 같은 것이라고.
가슴 뚫린 곳으로 자꾸만 아련한 것들이 지나기만 해 도넛의 천공처럼 허전한 도넛 같은 것이라고.
어쩌다 총알 같은 것이 지나가면 아프지 않아 좋을 테지만, 때로는 총알 같은 것 마저 그리워할 도넛 같은 것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