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리고 공황장애가 나를 덮치면서
나는 인간관계의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원래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었다.
누군가 곁에 있기만 해도 덜 외로운 줄 알았다.
그래서 나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관계들까지 붙잡고 있었다.
때론 그 관계가 나를 아프게 해도,
‘사람이 없는 것보단 낫지’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하지만 결국 남은 건 피로감뿐이었다.
공황장애를 겪으며 나는 그 모든 감정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관계들이 정리되었다.
내가 붙잡지 않자, 그렇게 쉽게 멀어졌다.
이제는 안다.
내게 진짜 필요한 건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과 가까워지는 일이었다는 걸.
나는 이 과정을 ‘인간관계의 다이어트’라고 부른다.
몸에 불필요한 지방을 걷어내듯,
나에게 불필요한 관계들을 덜어내는 것.
한때는 그게 이기적인 일인 줄 알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임을 느낀다.
지금 내 곁에 남은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가장 친한 친구 부부, 그리고 어머니.
내 생일에 진심으로 축하를 건네는 그 몇 사람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충만하다.
나는 인간관계에 서툴다.
그리고 그런 서툶을 감추기 위해
내가 나를 버리며 맞추려 했던 시간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안다.
나와 함께하는 이 시간, 이 조용한 평온함이
내게 더 많은 위로를 준다.
우리는 모두 주인공이다.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맞추기 위해 애쓰는 삶은
이제 그만해도 괜찮다.
그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내 곁에 남은 사람들을 소중히 바라보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