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의 역치, 낮추는 연습

by 따뜻한 말 한마디

회색지대를 걷다 보면 삶이 무뎌질 때가 있다.
뭔가 자극을 느끼고 싶다가도, 금방 피로해지고 만다.
그런 반복 속에서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혹시 내가 느끼는 자극의 역치가 너무 높아진 건 아닐까?"
그리고 그걸 낮추는 연습을 올해 들어 조금씩 해나가고 있다.


나는 올해 들어서 자극에 대한 역치를 낮추고 있다.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기준을 낮춰,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한때 나는 참 자극적인 삶을 살았다.
버는 족족 여행을 가고, 쇼핑을 하고, 깊은 관계보다는 얕은 관계만 넓혔다.
그렇게 한참을 살았다.

하지만 나에게 남는 것은 없었다.

남들은 심사숙고해서 가는 여행을 나는 너무 자주 가다 보니
여행의 의미를 잃었고,
거리낌 없이 소비를 하다 보니 사놓고 후회하게 됐다.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도 더는 느껴지지 않았다.


나이는 들어가고,
나는 점점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고 싶어졌다.


끊임없이 느껴지는 갈증.
그건 굉장히 불쾌한 기억이다.
무엇 하나로도 만족하지 못하니, 삶에 대한 전체적인 만족도까지 낮아졌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자극의 역치를 낮춰보기로 했다.
방법은 세 가지로 나눠 정리했다.


1. 경제적인 부분

매일 가계부를 쓴다. 지출과 만족도를 함께 기록하며 충동 여부를 점검한다.

소비 전 “정말 필요한가?”를 반복해서 되묻는다.

필수 소비와 감정 소비를 구분하고, 후자를 최대한 줄인다.

2. 일상 루틴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나만의 루틴을 세세하게 정리한다.

루틴을 지켰을 때의 만족감을 기억하고, 건전한 생활의 자양분으로 삼는다.

루틴 바깥의 자극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판단한다.

→ 이 자극이 진짜 필요한 건지, 일회성 쾌락인지 따져본다.

3. 인간관계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진득한 관계를 정리해 본다.

‘이 사람이 지금 내 곁을 떠난다면 슬플까?’라는 질문에 슬프지 않다면 관계를 정리한다.

내 루틴을 존중해 주는 사람을 중심으로 관계를 유지한다.

→ 루틴을 존중하는 건 결국 나를 존중하는 것이니까.


3개월의 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하면서,
이런 원칙들을 실천하려 했다.


그리고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무분별한 소비가 줄었고, 경제 감각이 다시 생겼다.
불필요한 외출을 줄이자 저절로 지출도 줄었고,
작은 일상에서도 만족을 느끼게 됐다.

인간관계 역시 간소해지면서 감정 소모가 크게 줄었다.

결국 나에게 도움이 된 것은
‘자극의 역치를 낮추는 일’이었다.


현대 한국 사회는 참으로 고단하다.
역대 최고 출국자 수, 기본 10만 원을 넘는 반팔티를 입은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
이 풍경 속에서 나만 이런 갈증을 느껴온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당신도, 나처럼
지금 삶의 자극이 너무 강하다고 느끼고 있는가?


혹은 이미 당신만의 방식으로
작은 행복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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