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 것

외면하고 싶은 것도 인정하는 것

by 따뜻한 말 한마디

퇴사를 앞두고 찾은 도쿄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다는 것을.


사람 많은 곳이 두렵다.
북적이는 인파 속을 더는 견딜 수 없게 되었다.
여행까지 와서 인파가 많은 곳을 다니지 못한다는 사실이 원통하기도 했다.


물론 이건 공황장애를 겪는 나의 이야기다.
하지만 ‘회색 지대’를 함께 걷는 독자들에게도 닿을 수 있다.
외면하고 싶은 것도 언젠가는 인정해야 한다는 것.


어릴 때 나는 부족함을 인정하지 못했다.
결점을 외면했고, 끝내 그게 진짜가 될까 두려워했다.


공황장애를 겪으며 나는 빨리 나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상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몸부림쳤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오히려 내 변화가 선명해졌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가슴이 답답해진다는 것.

상태가 좋든 나쁘든, 늘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증상이라는 것.


나이가 든다는 건 결국,
안 좋은 것도 인정하고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닐까.


비록 공황장애가 내 일상에 깊이 스며들었지만,
나는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을 통제하려 한다.
인파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그곳을 벗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장소에 가지 않는다.


인정해야 하는 부분 중에는 서글픈 것도 있다.
그러나 인정해야 다음 챕터로 나아갈 수 있다.
외면하던 것도 이제는 인정할 때다.
그리고 마음 편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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