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춘기 엄마

and 사춘기 아들

by 이루다

사춘기 아들과 하루가 멀다 하고 다투는 일이 있다.

바로 씻는 문제다.
세수(洗手),

즉 손이나 얼굴을 씻고 몸을 청결히 하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우리 집은 이 기본 때문에 전쟁터가 된다.

처음에는 이렇지 않았다.
어릴 적 우리 아들은 누구보다 목욕을 좋아했다.

특히 탕 안에서 노는 걸 즐겨서 물놀이가 그의 가장 큰 행복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상황은 달라졌다.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더 자주 씻어야 한다고 신경을 썼는데도, 점점 씻는 걸 귀찮아하기 시작했다.

여름에는 그나마 땀이 나니 스스로 씻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땀이 나지 않으니 씻을 필요를 못 느끼는 듯하다.

방학 때는 일주일이 넘도록 씻지 않을 때도 있어서 정말 속이 터질 지경이다.

그나마 주말에 운동을 두 시간씩 하고 땀을 흠뻑 흘리면 스스로 샤워를 하러 가곤 한다.

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는 평일에는 "씻어라"는 말 한마디로도 전쟁이 시작된다.
“씻어라. 냄새가 나잖아.”
“괜찮다니까. 귀찮아.”

매번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가면 나는 답답하고 화가 난다. 왜 본인을 깨끗하게 유지하지 않는지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그냥 귀찮아서”라는 말뿐이다.


몸을 청결히 하는 건 기본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기본과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고, 아이에게 늘 강조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깨닫게 된 것이 있다.

아무리 말해도 본인이 느끼고 스스로 깨닫기 전에는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기다림뿐이다.

아이가 스스로 느낄 때까지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지금 내 역할인 것 같다.

때로는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하지만, 결국 이 기다림이 나도 살고 아이도 사는 길이 아닐까 싶다.

사춘기 아들과의 싸움은 오늘도 계속되겠지만, 그 안에서 나 역시 부모로서 성장하고 있다고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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