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a K jin Jul 17. 2020

별거 아니지만 이것도 큰 용기다

지금 쓰고 싶은 글1



궁상맞은 게 싫다. 우울할지언정 남들이 보기에 지지리 궁상 소리가 나오지 않는 쿨한 사람이 되는 게 목표다. 미련 없어 보이는 사람. 나에게 쿨한 건 궁상맞지 않고 미련 없어 보이는 거다. 어떤 일이 닥쳐도 눈물 없이 의연한 사람.

이미 망한 거 같지만. 오, 생각해 보니 대차게 망한 거 같다.


나는 내가 암환자인 걸 드러내기 죽기보다 싫어했다. 그 미련함 때문에 항암 중 머리카락이 빠질 때도 미용실에 가지 않았다. 지인들과의 인연도 그 때문에 끊었다.


미용실 에피소드는 추후에 차근차근 써야지. 2018년도에 일기를 쓰진 않았지만 중간중간 굵직한 일들은 기억난다. 



그런데 이제 와 이런 글을 쓰는 건 유방암 카페에 내가 쓴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준 분이 자꾸 생각나서. 무려 2년 전 글이었는데. 얼마나 검색 페이지를 넘기고 넘겼을까.


확진받은 날 나 같은 20대 암환자들이 치료가 끝난 후 평범하게 일상을 지내는 게시물을 보며 나도 괜찮아질 거야, 라는 희망이 생겼던 게 생각나서. 그땐 그런 글을 보는 게 위로였다.




어떤 글을 읽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암밍아웃 하는 걸 두려워한다고 하더라. 내 이야기 아닌가요?


아무튼 오랜만에 글을 쓰니까 이게 맞게 쓰고 있는 건지 맞춤법이 맞는 건지도 헷갈린다. 이게 나한테도 도움이 되겠지. 멘탈 관리의 한 방법으로 택했다.


오늘 브런치 작가가 됐으니 나름 기념일이구만. 작가 신청할 때 과거 내 퇴사 스토리도 쓴다고 했으니 차근차근 풀어봐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비 오는 날엔 바질토마토마늘오일 파스타를 먹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