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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사회악이 되지 말자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로랑스 드빌레르의 <<철학의 쓸모>>에는 3대 사회악이 나옵니다.


첫 번째는 투머치토커 Too much talker입니다.

쓸데없는 수다로 상대를 진저리 나게 합니다.


두 번째는 맨스 플레이너 man's plainer입니다.

잘난 체하며 여성들을 가르치려 드는 남자입니다.


세 번째는 혼잣말하는 사람-주로 여성-입니다.


하나하나 매우 공감 가는 분류입니다.

특히 친한 사람 이외에는 별로 말이 없는 내향인에겐 끔찍한 재앙입니다.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날까요?

사회성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지적 능력에 문제가 있을 때입니다.


지성인 혹은 지혜로운 사람은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 객관화', 즉 '자신의 강점과 행동을 외부의 시각으로 분석'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혼자 떠들고 있는 자기 모습을 외면하고 판단에서 배제시킵니다.

상대가 예의상 '네', '그렇죠' 호응해 주는 것을 적극적 긍정으로 받아들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직시하지 않고 유리하고 긍정적인 장면만 기억합니다.


사실 3대 사회악의 모습은 일상에서 특히 두드러져 보일 뿐 누구나 가지고 있는 특성입니다.


대화란 주고받는 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아는 주제가 나오면 살짝 흥분합니다.

지식을 모조리 토해내고 싶은 욕망, 아는 체하고 싶은 욕구를 참을 수 없습니다.

자기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무의식적인 행동입니다.


어느 순간, '아, 나만 말을 하는구나!'라고 깨달으면 한 발 물러서게 되죠.


그 깨달음의 순간이 있다면 정상입니다.

그조차 없다면 사회악에 포함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왜 수천 년간 살아남았는지 알겠습니다.


자신을 정확하게 아는 일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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