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성급함은 금물입니다.
입춘이, 우수가 지난 다음이라 마음이 급합니다.
봄이 오는 모습을 놓칠까 봐서요.
꽃샘추위가 가시고 나면 따듯한 봄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누구보다 먼저 봄의 기운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꽃이 폈다 질 무렵 '봄이구나!'알아채는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홈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1루, 2루, 3루 베이스를 차례로 밟지 않으면 안 된다. "
-메이저리그의 전설 베이브 루스-
계절은 순서대로 오는데 그걸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먹고사니즘에 매몰된 삶은 계절을 건너뜁니다.
1루 베이스를 밟지 않고 2루로 달려간 선수와 같습니다.
실격이죠.
나이 들수록 시간의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는 같은 생각과 같은 습관이 매일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뇌는 최적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비슷한 일을 하나로 묶어버립니다.
어제와 오늘이 같다면 뇌는 이틀 중 하루는 기억에서 지울 겁니다.
일주일 내내 똑같은 날이라면 우리의 뇌는 일주일이란 시간을 다 지워버릴지도 모릅니다.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은 다른 경험을 추가해 기억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는 겁니다.
발을 동동 구르며 봄을 기다리는 건 처음입니다.
추위가 물러간 자리에 봄이 듬뿍 자라나는 풍경을 기대합니다.
올해는 계절 하나하나를 또렷하게 보는 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