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더 이상 아쉬워하지 말자.'
새삼 다짐합니다.
목록을 써봅니다.
어제 귀찮아서 하지 못한 운동,
어제 밀린 독서 하려다가 몇 페이지밖에 못 넘기고 덮은 책,
어제 먹고 싶었지만 꾹 참은 구구콘 아이스크림,
어제 딱히 먹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배고파 먹은 치킨,
어제 유튜브 보느라 흘려보낸 오후의 시간 등등.
큰돈 드는 일 아닌데 뭐가 그리 귀찮아 지나쳐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은 다시 오지 않고 아쉬움 가득 한 채로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라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만 아니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죠.
마음과 몸은 동전의 양면처럼 딱 달라붙어 있지만 천길 물속 마냥 따로따로 놉니다.
'책 읽어야 되는데~'라는 마음과는 달리 스마트폰을 놓을 줄 모릅니다.
앞에 놓인 과제가 힘든 이유는 지금 내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멀어지면 괴롭지 않습니다.
직장의 괴로움이 평일(특히 월요일)에 최고를 찍고 주말에 샥 사라지는 이유는 거리 때문입니다.
독서하는 인간이 멋있는 이유는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으로만 상상할 때는 참 편한 일로 느껴집니다.
취준생이 직장인을 부러워하고 직장인이 퇴사자를 부러워하는 이유도 당장 지금 그 일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걸 하지 않으면, 하루만 지나도 아쉬움이 큽니다.
나이 들어가며 그런 일 한두 개일 뿐 까요?
매일매일 쌓입니다.
다행히 망각은 아쉬움을 잊게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남는 아쉬움이 있다면 빨리 해보는 게 좋습니다.
한두 개일 때는 상관없지만 언젠가 해야지 라며 미룬 양이 많아지면 오히려 포기해 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아쉬움은 그리움이고 그리움은 슬픔으로 남습니다.
실천하지 않는다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