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깔고 엎드려 간식을 먹은 적이 있으신가요?
베개 하나 받치고 과자나 빵을 우물거리며 책 읽는 걸 좋아합니다.
책상에 앉아 여유롭고 우아하게 독서하고 싶은데 현실은 허리가 아파 오래 앉아있질 못합니다.
나이 들었다는 걸 체감하는 현상 중 하나가 엎드려 뭘 먹으면 체합니다.
밀가루 음식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죠.
양껏 먹고 바로 자도 귀엽게 퉁퉁 붓는 외엔 아무렇지 않았던 젊음은 사라졌습니다.
몸 안의 내장도 그때 그 시절만큼 활발하지가 못합니다.
체중감량도 마찬가지입니다.
굶는 게 가장 좋은 다이어트인데 이젠 한 끼라도 굶으면 현기증이 납니다.
중년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따로 나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그대로인데 마치 다른 몸을 갖고 사는 것 같습니다.
티브이 프로그램에 흰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나옵니다.
진료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의사 옷을 입는 이유는 직업적 특성을 직관적으로 알려주기 위해서죠.
왜 저런 방송이 인기가 있는 거지?
이제 그 의문이 풀립니다.
지금까지 몸을 혹사해 왔다면 이젠 돌볼 차례입니다.
나이 들어 건강한 사람은 지병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관리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지인들과 만나 얘기하다 보면 지갑 속에 대학병원 진료카드 하나씩 갖고 있는 사람이 늘어갑니다.
어렸을 땐 병원 주사 바늘이 무서웠습니다.
지금도 무섭긴 마찬가지고 절대 익숙해지진 않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팔을 내밉니다.
현재는 지나온 시간의 선택과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몸도 혹사의 결과물입니다.
더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이젠 관리 단계입니다.
20대, 30대, 40대가 되면 '이러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져라'라는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살아봐서 알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옆에서 누군가 이래라저래라 말은 많지만 누구 하나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결국 선택과 책임은 나의 몫입니다.
매뉴얼은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몸의 변화를 알았다면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게 있습니다.
정신의 변화입니다.
시대가 바뀌면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져야 합니다.
내 경험, 내 지혜가 소중하고 진리인 것처럼 타인 역시 그만의 경험과 지혜가 있습니다.
나이 들면 입 닫고 지갑 열라 하지만 반대로 입 열고 지갑 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를 꼭 지킬 자신이 없다면 '니 건 네가, 내 건 내가'라는 입 닫고 지갑 닫는 차선이라도 선택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