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태풍이 몰아칠 때 할 일은 없습니다.
불어오는 태풍더러 오지 말라 할 수도, 그럴 수단도 없습니다.
오롯이 태풍을 맞는 방법 밖엔 없습니다.
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겪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예고하고 닥쳐오는 경우는 없습니다.
태풍은 일기예보라도 있지만 삶에 훅 들어오는 위기는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위기를 극복했다'라고, '이겨냈다'라고 말하는 것은 결과론입니다.
다 지나 다음에 할 수 있는 말입니다.
태풍 속에 있을 때, 위기 안에 있을 때, 어떻게 할까요?
집안에 콕 들어박혀 창문에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보며 바깥에서 거세게 불어닥치는 바람을 구경하면 참 좋겠지만 그럴 여유는 잘 없습니다.
태풍이 분다고 삶이 멈추지는 않습니다.
비바람을 뚫고 걸어가다 뒤로 넘어지면 얼른 일어서면 됩니다.
바람에 우산이 뒤집어지면 바람 부는 방향으로 조준해 원래대로 펴면 됩니다.
위기가 왔을 때 해야 할 일은 버티는 일입니다.
한꺼번에 판을 뒤집겠다거나 단번에 탈출하겠다는 허황된 생각은 버립니다.
뒤로 한 발 밀쳐졌다면 한 발만 앞으로 나가면 됩니다.
힘이 부쳐 주저앉았다면 벌떡 일어서면 됩니다.
거기까지가 버티는 일입니다.
그렇게 버티다 보면 위기가, 태풍이 지나가있을 겁니다.
한 번에 하나씩, 욕심부리지 않고 삶을 버텨내는 일이 위기를 극복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