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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 프니 Nov 11. 2024

중년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참 못생겼다.'

이런 말 들으면 발끈하겠지요?


 생기지 않은 건 알겠는데 '왜 그걸 네가 판단해? 넌 거울도 안 보니?'라고 대꾸합니다.


거울을 보며 제가 제 자신에게 그 말을  고개 끄덕이며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니 다음 생애...'라고 수긍합니다.

건강한 자기 경멸입니다.


"타율적인 자기 극복은 곧 자신에 대한 혐오와 낮은 자존감으로 연결되지만,


스스로 자신의 현재 모습을 극복하기로 마음먹는 사람의 건강한 자기 경멸은 위대한 창조적 도전 정신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p32, 한상원 지음, EBS BOOKS)


객관적으로 자신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자기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도 수용합니다.

변화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할 줄 압니다.


의사는 신이 아니기에 페이스 오프 face off는 불가능 하지만 있는 얼굴을 더 나아 보이게 관리할 순 있습니다.


한 번쯤 생각합니다.


운명에 대해, 지나온 삶에 대해.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제대로 살아가는 걸까?'


인간은 죽음을 향해 내달리는 존재입니다. 

먼 미래의 일로 여겨졌던 끝이 눈에 보일 듯 선명히 다가옵니다.

이 시점에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에 메몰 되어 어느 순간 눈앞에 다가온 죽음의 문턱에서 '아!' 하는 외마디 탄식만 지르고 갈 순 없습니다.


중년은 유쾌해야 합니다.

손 놓고 있던 '나'라는 존재를 자각하고 내면을 가꾸고 깊이를 더해가는 풍성한 삶을 준비해야 합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아모르파티 amor fati는 운명에 대한 사랑입니다.

가수 김연자 노래가 떠올라 글을 쓰면서 절로 흥얼거립니다.


"아모르파티 amor fati, 운명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이 라틴어 문구는...


실제로는 니체가 1882년 집필한 <<즐거운 학문>>에서 최초로 사용한 것이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p4, 한상원 지음, EBS BOOKS)


사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중년의 사랑법은 다릅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수용하고 즐기자!'

좋습니다.


다만 한 가지 더,

그동안 먹고사니즘에 미처 돌보지 못했던 내면의 성숙을 추가해야 합니다.


세상 온갖 있는  없는  더러운 꼴 다 겪고, 견디고 헤쳐왔습니다. 


치열한 생존 투쟁서 살아남은 스스로를 칭찬하고 아껴줘야 합니다.

경험과 연륜이 생겼습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뿌듯함과 자긍심 못지않게 부정 감정도 쌓아왔다는 사실을요.


한숨과 분노와 화와 안타까움으로 가득 찬 가슴속 울화를 긁어냅니다.


텅텅 소리 날 만큼 비워내고 게워냅니다.

 자리에 기쁨과 유쾌함과 즐거움과 행복의 기운을 가득 채워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아모르파티 amor fati를 이룰 수 있습니다.


중년의 우리는 아직 가야 할 절반의 인생이 남아있습니다.

지금처럼 부정감정을 쌓아두고 살다 간 중간에 쓰러질지 모릅니다.


먹고사니즘의 생존 경쟁을 지속하며 스스로의 발전을 이룰 새로운 도전을 병행해야 합니다.


얼굴이 더 예뻐지진 못해도 선크림을 꾸준히 바르고 팩을 하고 마사지를 해주면 늙어가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신과 마음에도 선크림을 바르고 팩을 하고 마사지해줘야 합니다.


그 수단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추천합니다.


영혼의 양식을 쌓고 지성적 존재로 거듭납니다.

지금보다 업그레이드된 제2의 인생을 즐길 수 있길 바랍니다.

내면이 단단한 사람은 '타율적인 자기 극복'에도 자존감에 타격을 입지 않습니다.


건강한 자기 경멸을 통해 정체된 현실을 업그레이드해 멋진 중년의 롤모델을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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