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강박까지는 아니지만 당위(~해야 한다)의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고민합니다. 행복해야 한다, 즐거워야 한다, 우울해져서는 안 된다, 기분이 처져서는 안 된다...
때로는 그 이유가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의 기분을 배려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서 누구도 우울한 사람 옆에 있고 싶어 하지 않을 테니까요. 우울이나 부정감정도 은연중에 전염될 수 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샤워를 하다가, 길을 걷다가 문득 우울한 기분이 들 때,
'나는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이대로 살아가도 되는 걸까?'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거지?'
이런 생각이 들 때 애써 지우려 합니다. 웃는 얼굴을 연습하고 밝은 표정을 지어야 한다고 주문을 외웁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니 그 또한 나 자신을 외면하려던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내 삶의 불안과 걱정을 없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닌 척했습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제일 멋진 내 모습을 선물하고 싶게 마련입니다. 이 말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내 안의 모든 신비로움과 개성을 계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왜 자기 자신한테는 그렇게 하지 않을까요?"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레오 버스카글리아 지음, 이은선 옮김, 홍익출판미디어 그룹)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 챙겨주고 싶고, 더 아껴주고 싶고, 더 배려해주고 싶어 집니다. 그런데 나 자신을 사랑할 때는 챙겨주고, 아껴주고, 배려해주지 않았습니다.
내가 나 자신에게 멋진 모습이어야 합니다. 오늘이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편한 게 최고다'라는 말도 맞는데 어느새 편한 모습에 길들여졌습니다. 사랑한다면 사랑을 표현할 필요도 있습니다. 나 자신에게 좀 더 신경 쓰면서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