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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재 박종익 Jun 10. 2024

밥그릇

냉이꽃 당신

밥그릇


                                    우재(愚齋) 박종익


누군가의 배 속을 채워 주며

달그락달그락 홀가분하게

자신을 비워 내며

마지막 속 살까지 내어주고 있는 저녁

풍요로운 한 시절을 대접하고

부딪히며 견디어온 세월을

개숫물로  온 몸을 씻어내니

오래된 사기그릇 귀퉁이에서

하얀 찔레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부뚜막에서 허리 구부러진 초승달은

어머니의 서러운 눈물 자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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