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저마다 봉우리와 골짜기에 지문을 새기고 나는 그사이 어딘가를 서성이고 있습니다 정규분포도의 평균치에 가까운 사람과 자꾸만 멀어지는 사람 사이에서 주류든 비주류든 사람들은 저마다 제 자리를 벗어나려고 몸부림칩니다 평균치라는 눈금에서 멀어질수록 세상은 더 낯설어지고 바닥이 가까워질수록 정상은 더 선명해집니다 어느 좌표에 있든지 산은 언제나 기울기를 가지고 있고 평균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 줍니다 봉우리에 가까운 사람은 허우적이며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하고 평균에서 먼 사람은
조그마한 힘만 있어도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움직이지 않던 한 사람이 점점 주류에서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눈이 오고 시간이 갈수록 넘어지고 쓰러지면서 올라야 하는 산길입니다 관절이 으스러지게 오르고 차올라도 칼날 바짝 세우고 있는 봉우리 세상 가장 먼 밑바닥에 뼈만 남은 몸뚱어리 가진 거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그래도 시시포스는 아바타가 되고 나는 기를 쓰며 x축과 y축을 오르려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