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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재 박종익 Nov 18. 2024

냉이꽃 당신


                                    우재(愚齋) 박종익


어지간히 두들겨 패고 물어뜯었다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 시의 멱살을 잡고
시도 때도 없이 흔들어 대다가
멱살 잡으면 폭행죄라며
경찰관이 고발 의사를 묻는다
나는 무언가를 얻어 내려
아직도 그 멱살을 놓지 않고 있는데
폭행죄라니

철창 속은 죽어도 싫은데
시의 목덜미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
여전히 알 길이 없다

시에 몸을 내어주고

아직도 고발하지 않고 있는

짐승의 마음을 버려야 한다

검은 나귀 행간을 따라

메타포와 아포리즘의 자궁 속에서

하얀 밤을 갈아엎으며

시의 씨앗을 다시 뿌려야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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